JP모건 "기업 자사주 매입 급증, 미국증시 바닥 확인 시기 임박"

▲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가 저점을 찍고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기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수 있다는 증권사 JP모건의 전망이 나왔다.

기업들이 장기간 이어진 성장세를 통해 확보한 대량의 여유 자금을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활용하며 주가 부양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파이낸스는 31일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하늘을 뚫을 정도로 급증하면서 증시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최근 증시가 조정구간에 진입했을 때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량이 평소의 3~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S&P500 지수에 포함된 미국 증시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올해 들어서만 4290억 달러(약 53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약 9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애플이 대표적 사례로 나타났다.

JP모건은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넘쳐흐르는 만큼 더 많은 자사주 매입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증시가 저점 확인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장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장기간 이어진 실적 증가세에 힘을 받아 현금 보유랑을 대체로 크게 늘렸다.

증시 상승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던 만큼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힘을 쏟을 이유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금 보유량이 충분한 반면 증시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주주환원에 나설 필요성이 커져 자사주 매입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와 같이 주주들이 직접적으로 주가 하락에 대응해 회사 측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JP모건은 자사주 매입 확대에 따른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를 꼽았다.

엔비디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46% 증가한 반면 주가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45% 떨어진 상태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엔비디아가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주가 하락폭은 다른 반도체기업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기차 충전기업 차지포인트홀딩스와 송유관을 보유한 에너지기업 마젤란미드스트림파트너스도 JP모건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투자 추천종목에 포함됐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