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충북 오창공장 화재, 내부자거래 수사 등 잇단 악재에 마주했다.

특히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 겸 에코프로 대표이사 회장까지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으며 기업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이 사퇴로 책임지며 수습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에코프로비엠 잇따른 악재에 신뢰 바닥, 이동채 대표 사퇴로 책임질까

▲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 겸 에코프로 대표이사 회장.


1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주가(종가 기준)는 1월20일부터 전날까지 15거래일 동안 27% 이상 하락했는데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도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 주식 50만488주를 순매도했다. 이전 15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의 에코프로비엠 주식 순매도량 10만 주와 비교하면 5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에코프로비엠에는 2건의 악재가 발생했는데 모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안전, 준법경영 관련 이슈였다.

ESG경영을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살펴보는 경향이 큰 외국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비엠을 주식을 대거 순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악재는 핵심 임원들의 내부자 거래다. 

현재 이동채 회장과 에코프로비엠 핵심 임원 4~5명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금융당국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과 에코프로비엠 임원들은 2020년 2월3일 SK이노베이션과 맺은 2조7천억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 공시 이전에 이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내부자거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패스트트랙(긴급사건)을 적용해 이 사건을 수사했다. 패스트트랙은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클 때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검찰과 함께 곧바로 수사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이 사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보여주는 셈이다. 이 회장 등이 내부자거래 관련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1월26일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전날보다 19%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지난달 21일에는 충북 청주시 오창산업단지 안에 있는 에코프로비엠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잇따른 악재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부자거래 등 문제에서 확실한 책임을 져야 에코프로비엠을 향한 시장의 우려를 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이 회장이 1998년 설립한 에코프로에서 2016년 물적분할돼 설립된 에코프로그룹 핵심 계열사다. 그동안 에코프로비엠의 중요한 투자결정은 항상 이 회장이 직접 나서 발표했다.

이 회장은 최근 투자설명회 ‘에코-프렌들리데이(ECO-Friendly Day)’에서도 발표자로 나서 에코프로비엠의 대규모 증설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네이버 에코프로비엠 종목토론 게시판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난 주주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이 회장 사퇴 등의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정한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가장 큰 불확실성인 ESG와 준법 경영의 정상화 여부가 핵심일 것”이라며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는 임직원들의 사퇴 등 시장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엄중한 조치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1일 2021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향후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계 확립’, ‘컴플라이언스 경영 시스템 적용’, ‘불공정 주식거래 방지 시스템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아직 이 회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