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목 CEO] LG전자 사장 조주완, 전장흑자와 로봇육성 이끈다

▲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이 2022년 B2B(기업 사이 거래)사업 육성 과제를 안았다.

조 사장은 LG전자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서 로봇사업의 성장성 가시화와 VS(전장)사업본부에서 공급망 관리를 통해 과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전시장에서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지만 북미를 비롯한 프리미엄시장의 수요는 유지 혹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2020년과 2021년 가전시장을 뜨겁게 했던 보복소비(펜트업)효과가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가전 수요의 피크아웃(정점을 지나 감소하는 것) 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가전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며 “특히 프리미엄 가전의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가전 수요가 단단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LG전자는 양대 가전사업본부인 H&A(생활가전&공조)사업본부와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에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 브랜드 오브제컬렉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2021년 월풀을 제치고 생활가전시장에서 세계 매출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프리미엄TV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TV에서 LG전자는 이미 세계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며 선도적 위치를 꿰차고 있다.

이처럼 H&A와 HE 두 사업본부는 이미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만큼 실적 체력도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B2B사업에 해당하는 BS와 VS 두 사업본부다.

LG전자 BS사업본부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 1794억 원을 거뒀지만 영업이익률은 1년 전 10.3%에서 5.6%로 반토막났다. VS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BS와 VS 두 사업본부의 이익 기여도가 지난해까지 낮았던 만큼 앞으로 LG전자의 실적 성장세는 BS와 VS 두 사업본부의 성장세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조주완 사장으로서는 LG전자 B2B사업 육성이 올해 최우선 과제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LG전자 BS사업본부에서 최근 가장 힘이 실리는 분야는 로봇사업이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자체 로봇 브랜드 ‘LG클로이’를 통해 호텔, 병원, 음식·음료(F&B)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SG로보틱스, 로보스타 등 로봇 기업을 인수하고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로봇업체들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인수합병을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2017년 인천공항에서 클로이 안내로봇 운영을 시작해 LG클로이 UV-C(살균)봇, LG클로이 서브봇(서빙로봇), LG클로이 바리스타봇, LG클로이 가이드봇 등을 선보여 왔다.

LG클로이 브랜드의 다양한 로봇들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가이드봇의 사업성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2021년 9월 LG클로이 가이드봇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고객이 로봇의 터치스크린에서 목적지를 검색하면 화면과 음성으로 위치, 경로, 소요 시간 등을 안내하고 직접 길을 안내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밖에 앞뒷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광고기능을 수행하거나 카메라를 이용한 시설 보안, 갤러리 등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도슨트(문화예술 안내인) 등 복합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높은 활용도가 기대된다.

최근 LG전자가 클로이 가이드봇을 서울 시민대학에 위치한 갤러리와 부산 최고층 전망대 등에 실전 투입하는 등 상용화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조 사장이 로봇 분야에서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전략을 준비할 수 있다면 LG전자 로봇사업의 실적 가시화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277억 3천만 달러(약 33조 원)에서 2026년 741억 달러(약 88조 원)로 연평균 17.5%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VS사업본부 흑자전환의 길을 부품 공급망 관리에서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2021년 11월 LG그룹의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LG전자 대표이사로 내정되자마자 공급망 관리조직을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VS사업본부 산하의 스마트사업본부 아래에 위치했던 구매담당조직 ‘SCM실’을 VS사업본부 직속 조직인 ‘SCM담당’으로 높였다. 이와 함께 ‘반도체 개발·구매팀’과 ‘반도체 공급 대응 태스크’를 새로 설치했다.

최근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의 일종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내재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전장 분야에서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VS사업본부,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구동부품 생산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으로 3대 축을 구성하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첫 해외출장으로 오스트리아 ZKW 본사를 방문해 경영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전장사업을 LG전자의 핵심 신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공급망 관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VS사업본부에만 한정하지 않고 LG전자 모든 사업본부에 걸쳐 세심하게 들여다볼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예를 들면 LG전자 BS사업본부도 LG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패널, LG이노텍의 반도체기판을 제외하면 반도체 등 부품을 모두 외부조달하고 있다. 물류비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업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 LG전자는 2021년 3분기에만 물류비로 8500억 원을 썼는데 이는 평년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로봇 사업에서 축적한 인공지능(AI) 및 맞춤형 솔루션 분야의 노하우를 물류 및 공급망 관리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스마트 물류 프로세스에서 로봇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며 “전체적인 물류진행 과정에서 높은 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설비, 장비, 로봇),인력의 최적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21년 12월 국제로봇학회 ‘유비쿼터스 로봇 2021’에 참가해 실내와 실외를 제한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통합배송로봇을 선보였다.

이 로봇이 상용화되면 물건을 배송할 때 수행됐던 작업들이 단순해지며 다른 차원의 물류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 사장은 LG전자의 다양한 사업들 사이에서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작업이 물류 분야에서도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조 사장은 2021년 12월23일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보내 “조직 간 장벽을 허물고 직원들이 긴밀하게 소통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는 유기적 운영 체계가 필수이다”며 “외부적으로는 전문역량을 적극 도입하고 이를 내재화할 수 있는 협업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허원석 기자]
[2022년 주목 CEO]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그래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상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은 초대형 정치이벤트인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경영계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들 중 과연 누가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이 사람을 주목한다. [편집자주]

1.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2.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3.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
4.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