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수처리시장에서 수주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영역으로 확장한다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안정적 수익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환경플랜트 해외수주 시동, 최성안 사우디에 눈길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3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기관이 발주한 하수처리장사업 수주에 도전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SWPC(수협력공사)는 수도 리야드 동부지역과 카미스 무샤이트지역에 각각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아직 초기 단계라 삼성엔지니어링이 이번 사업으로 올해 당장 수주실적을 추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에서 석유, 가스 관련 플랜트를 넘어 수처리 등 친환경인프라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최 사장은 세계 각국 정부가 탈탄소 등을 내걸고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면서 수처리 등 수자원부문의 인프라 구축과 관련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 해외시장인 중동에서도 경제규모가 큰 중요한 시장으로 정부가 수자원 관련 프로젝트 등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원유수출에 치중한 경제구조 개혁을 적극 추진하면서 이미 석유화학산업분야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수자원, 전기, 운송부문 등 친환경, 도시개발 인프라시장이 커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자료를 보면 사우디 수협력공사는 수자원부문 민영화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7년 동안 담수플랜트 12개, 독립적 하수처리장 11개, 소규모 하수처리 클러스터 7개, 민자 저수지 9개, 독립 송수관 8개 등 모두 사업 16개를 추진한다.

사우디 상수도 관련 국영기업인 NWC는 2025년까지 390억 달러(약 46조5270억 원) 규모의 수자원 관련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직 사우디에서 수처리시설 관련 프로젝트 수주실적은 없지만 화공플랜트분야 사업 수행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 등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여기에 국내에서 최대 규모 민간 하수처리장인 경기도 용인 수지처리장을 건설, 운영한 경험 등을 앞세워 수처리 관련 사업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최 사장은 2021년 신사업부문 조직을 새롭게 정비해 친환경 등 ESG솔루션 쪽에 역량을 쏟아왔다.

최 사장은 신사업본부를 솔루션사업본부로 바꾸고 수처리시설 구축과 같은 그린인프라사업, 이산화탄소 포집·활용기술 등 탄소중립 관련 기술사업, 에너지효율화사업 등 크게 3가지 사업으로 구체화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6월 그린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친환경, 탄소중립 등 신사업영역을 확장해가겠다는 청사진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신사업부문 매출 비중은 미미한 게 현실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3분기 기준 석유·가스 탐사와 생산, 운반설비 등을 건설하는 화공플랜트부문 매출이 54.4%를 차지한다. 

비화공부문에서 나머지 매출을 내고 있지만 비화공플랜트는 삼성그룹의 계열사의 산업설비를 건설하는 산업플랜트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비화공플랜트부문 가운데 수처리 등 환경플랜트는 국내에서 경기도 용인 수지처리장을 건설,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10년 전 바레인 무하락 하수처리장 수주 이후에 그동안 우선 순위에 두지 않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여전히 수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화공플랜트부문와 별도로 회사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해외 플랜트시장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바라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 3분기 기준 해외도급공사 매출 비중이 67%에 이른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국내 수처리시설 건설과 운영 경험 등을 바탕으로 사우디 등 해외 수처리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진행할 계획”이라며 “수처리시설은 건설에 더해 운영을 통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이런 환경플랜트 비중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