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받을 만한 인물을 미리 꼽아보자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대체할 만한 이가 없어 보인다.

함 부회장이 내년 하나금융그룹 최종 회장후보군에 들게 되면 2021년에 이어 두번째로 최종 회장후보로 이름을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함 부회장이 그동안 속앓이를 끝내고 드디어 회장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늘Who] 함영주 내년 하나금융 회장후보로 주목, 적극 행보 나서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만 유일하게 내년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김정태 회장이 공개적으로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금융권은 다음 회장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아직 하나금융그룹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지기 전이지만 함 부회장이 최종 후보 명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많다. 

부회장을 가장 오래 맡기도 했고 최근 들어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다른 회장후보와 비교해 대내외적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함 부회장의 발목을 붙들어 왔던 법적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사실상 활발한 대외활동은 차기 회장후보로서의 행보로 읽힌다.

하나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022년 1월 차기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한 뒤 심층 인터뷰 등을 진행해 2월 최종 후보군(숏리스트)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이라 사회공헌활동이 유독 많기도 하지만 함 부회장이 김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일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하나금융그룹의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하나 웨이브스(Hana Waves)’ 1기 프로그램만 해도 6월 발대식에는 김 회장이 참석했지만 12월 열린 수료식에는 함 부회장이 자리했다.

올해 주요 계열사 임원이 참석한 그룹 워크숍도 함 부회장이 총괄했다. 이 워크숍은 하나금융그룹이 해마다 10~11월 다음 연도 사업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진행하는데 보통 김 회장이 주재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함 부회장은 지주 부회장으로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문을 이끌면서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과 대전하나시티즌 구단주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그룹이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거나 대전하나시티즌이 출전하는 경기가 열릴 때면 함 부회장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함 부회장은 그동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해 국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하나금융그룹을 대표해 많은 궂은 일을 도맡으며 차기 회장후보로 입지를 계속 다져왔다.

지난해만 해도 김 회장의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함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도 유력하게 점쳐졌는데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결국 최종 회장후보군에 드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함 부회장은 국정감사장에서 "모든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등 하나금융그룹에 부담이 되는 짐을 대부분 자신의 어깨에 올려 놓아야 했기 때문에 그동안 누구보다도 깊은 속앓이를 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곧 법적 리스크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월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함 부회장도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 1심 재판 결과는 이르면 내년 2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결심공판은 2022년 1월12일 열린다.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로 중징계를 받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도 승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8월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이기면서 같은 사안으로 중징계를 받은 함 부회장도 재판에서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에서는 함 부회장과 함께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회장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회장은 내년이면 만70세가 돼 더는 연임이 불가능하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통해 회장 나이를 만70세로 제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