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준법감시위를 백신에 비유하면서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송년사에서 “준법감시위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백신과 같다”며 “아프고 싫기도 하겠지만 건강을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김지형, 송년사에서 “준법감시위는 백신”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 위원장은 “레드(Red)하지 않은 레드팀이나 워치(Watch)하지 않는 워치독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백신이다”며 “준법감시위가 삼성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이 나아가야 할 길을 가치와 사람에서 찾았다.

김 위원장은 “삼성이 건강한 기업으로, 세계 속의 더 큰 별로 오래 빛나면 좋겠다는 것은 삼성을 사랑하는 모두의 여망일 것이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이 아닌 가치를 팔아야 하고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이윤을 남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준법감시가 그 여망을 위한 한 갈래의 길이다”며 “1기 위원회는 조그만 디딤돌을 하나 놓았을 뿐 아직 더 많은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2기 준법감시위를 위한 덕담도 남겼다.

김 위원장은 2022년 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2기 준법감시위 위원장으로 뒤를 잇는다.

김 위원장은 “이 신임 위원장은 젊은 변호사 시절부터 참여연대 활동을 하며 기업 지배구조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꾸준히 관심을 키워오신 분이다”며 “삼성이 좋은 분을 모셨다고 생각하고 그가 2기 위원회를 잘 이끌어 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해 소망은 준법감시위가 줄곧 독립해 지속 가능한 본연의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준법감시위는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적 감시기구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들이 협약사로서 준법감시위의 감시를 받고 있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사건의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로부터 삼성 내부의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주문받은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준법감시위를 출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