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임 사장은 최근 많은 혜택으로 인기를 모았던 더모아카드를 단종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인력 구조조정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늘Who] 신한카드 인력감축 고심, 임영진 수수료 인하 대비 절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29일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에 이어 신한카드도 2022년 인력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1981년 출생 이하 직원들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우리카드, 롯데카드 등도 줄줄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방침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그동안 신한카드는 2년에 한번 꼴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내년에 대규모 희망퇴직이 추진될 수도 있다.

신한카드는 2018년 1월 희망퇴직으로 200여 명을 감원했고 2020년 2월에도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으로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카드의 직원 수를 살펴보면 2019년 말 2634명에서 2020년 6월 2594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 9월 기준 2615명으로 1년 만에 소폭 증가한 만큼 희망퇴직이 시행된다면 인원감축 규모가 클 수도 있다.

다만 신한카드는 아직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2022년은 임 사장에게 매우 중요한 해다. 경영성과에 따라 임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2017년 3월 신한카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9년, 2020년 모두 연임에 성공해 2022년 말 임기가 종료된다.

카드업황이 어려운 상황에도 신한카드의 순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공을 인정받아 ‘장수CEO’로 남아있는 만큼 2022년 실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2022년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예정돼 있어 경영환경이 좋지 못하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12월23일 ‘카드 수수료 인하 당정협의’를 열고 2022년부터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는 1년에 약 4700억 원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신한카드도 현재 수수료 규모로 추산해 보면 약 830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카드가 2020년에 순이익 6066억 원을 거둔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업계 1위로 2021년 상반기 기준 구매실적 기준 점유율 17.7%를 차지하고 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한카드의 순이익에서 가맹점 수수료 감소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이를 것”이라며 “2018년 수수료가 개편됐을 때 26%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낮아졌지만 2022년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신한카드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더모아카드’를 31일에 단종하기로 한 것도 임 사장의 수익성 방어를 위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더모아카드는 5천 원 이상을 결제하면 100원 단위를 포인트로 적립해 줘 피킹률(월 평균 혜택금액을 월 평균 사용금액으로 나눈 비율)이 매우 높은 카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었다.

예를 들면 5900원어치 식품을 편의점에서 구매하면 900원을 돌려줘 피킹률이 18%에 이르게 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리피킹(혜택이 좋은 것만 고르는 행위)도 많이 일어나 일단 단종하고 횟수제한을 두는 등 카드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더모아카드 외에도 빅플러스(Big Plus)GS칼텍스애경, 2030 우체국멤버십, 레이디(Lady) 교육사랑, 레이디 우체국 멤버십 등의 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유효기간 연장만 가능하도록 결정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