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GS건설의 추격을 따돌리고 현대건설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자리에 올려놓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26일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공사비 4490억 원)을 수주하며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을 넘어섰다. GS건설은 같은 날 서울 신림1구역(컨소시엄, 공사비 1조1540억 원)과 노원 중계본동 재개발(공사비 4992억 원)사업을 따냈지만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다.
 
[오늘Who] 현대건설 올해 도시정비 1위, 윤영준 GS건설 추격 뿌리쳐

▲ 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27일 현대건설 안팎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서울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공사비 908억 원)과 잠원 갤럭시1차아파트 리모델링(공사비 1850억 원)사업의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두 리모델링 사업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한 만큼 수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5조2741억 원)을 거둬 GS건설(5조1437억 원)에 앞서고 있는데 추가 수주를 따내면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게 된다.

반면 GS건설은 올해 수주 일정을 모두 마무리해 사실상 현대건설의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는 사실상 확정됐다.

앞서 현대건설은 앞서 21일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2583억 원을 기록하며 GS건설(4조1828억 원)에 755억 원 차이로 추격 당했다. 자칫 막판 대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런데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올해 순위는 이틀 뒤인 23일 굳어지기 시작했다. 현대 쪽이 경기 안산 고잔연립3구역(2616억)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면서 외려 격차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윤영준 사장은 GS건설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고잔연립3구역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고잔연립3구역 재건축사업을 두고 SK에코플랜트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객관적 전력은 현대건설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SK에코플랜트는 박경일 신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첫 단독 도시정비 수주를 위해 정성을 쏟아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전망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 사장이 직접 취임 이후 처음 정비사업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직원들을 독려했고 결국 이는 현대의 승리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윤 사장이 주택 전문가로서 취임 첫해 도시정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풀이가 나왔다.

현대건설은 현재까지 모두 21건의 도시정비 수주를 성공했다. 특히 12월에만 6건을 수주하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남은 2곳을 성공한다면 모두 8건을 올해 마지막달에 따내는 셈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단 한 차례도 맞붙지 않았지만 치열한 순위경쟁을 이어왔다.

서울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공사비6225억 원) 재건축사업에 두 회사의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현대건설에서 수주에 참여하지 않아 대결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상반기에 도시정비 신규수주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수주를 몰아 따내며 5조 원을 넘긴 건설사가 됐다. 

현대건설은 창사이래 사상 최대 도시정비 실적을, GS건설은 2015년 8조 원 수주 뒤 6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냈지만 과정은 만만찮았다. 

현대건설은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이 단독으로 입찰돼 2022년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위기가 있었고 대전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장대B구역(사업비 1조 원)은 조합사정으로 입찰이 내년으로 밀렸다. 

GS건설도 주관사로서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에 도전했지만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조합에 부딪쳐 수주 기회를 놓칠 뻔 했다. 

다만 GS건설은 신림1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브랜드를 조합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사업제안서에 명시하고 공구 분할에 따른 부작용을 ‘공동이행방식’으로 해결하겠다며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어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GS건설은 지분율 40%에 해당하는 4616억 원의 수주를 추가하게 됐다. 

한편 현대건설이 남은 수주를 모두 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누적 수주 5조5500억 원가량을 거두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3조6240억 원, 리모델링 1조9260억 원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리모델링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했던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잠원 갤럭시1차 수주여부와 상관없이 리모델링 수주 1위를 기록하게 된다. 

아직까지 리모델링 준공 실적이 없는 현대건설이 쌍용건설, 삼성물산,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준공 실적이 있는 경쟁사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막판까지 현대건설을 추격했던 GS건설은 올해 5조1437억 원의 도시정비 수주에서 재개발·재건축으로 3조7261억 원을 리모델링사업으로 1조4176억 원을 따냈다. 이는 재개발·재건축 금액으로는 1위이며 리모델링사업에서는 2위에 오르는 셈이다. 

올해 남은 시공사 선정 일정이 잠원 갤럭시1차와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사업임을 고려하면 도시정비 순위가 모두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건설이 4조213억 원(재개발·재건축 2조6407억 원, 리모델링 1조3806억 원)을 거우며 3위에 올랐고 대우건설은 3조8992억 원(재개발·재건축 3조3271억 원, 리모델링 5721억 원)을 거둬 4위로 집계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 신규수주 최고기록인 2020년 4조7383억 원을 경신하고 5조 원 클럽 가입 및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라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다가섰다”며 “마지막 남은 수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