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2022년 반도체산업의 침체와 신흥국의 성장이 정체를 보여 국내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대한상의는 20일 ‘국내 수출의 특징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에는 수출이 국내 경제성장을 주도했지만 내년 이후 수출 불안요인이 커져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대한상공회의소 로고.

▲ 대한상공회의소 로고.


수출 불안요인으로 반도체산업 사이클 전환, 미국 금융시장 불안, 신흥국 성장 둔화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반도체산업이 2년 내외의 주기마다 가격 등락을 반복해왔다는 점에서 내년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2001년 IT버블 붕괴, 2008년과 2011년 반도체 과잉생산 등이 있었을 때 반도체 수출이 최대 40% 이상 급락한 적이 있다”며 “내년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 낮아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미국 금융당국의 양적완화 축소 후 신흥국의 성장이 둔화하는 것도 국내 수출이 줄어들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1월 말부터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 가운데 중국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대한상의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시행했던 테이퍼링 영향으로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재정 취약국의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며 “당시 신흥국의 수입수요 축소로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2013년 54.7%에서 2015년 53.4%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IMF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2021년 8.0%에서 2022년 5.6%로 꺾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중국 성장률이 6% 밑으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를 겪은 2020년(2.3%)을 제외하면 1990년(3.8%) 이후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10% 줄어들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수출 확대방안으로 수출품목 다양화 및 수출시장 다변화, 친환경·고부가 신산업 육성, 공급망 관리 등이 제시됐다.

대한상의는 “기존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상위 10대 수출품목 의존도가 56.5%로 높은 만큼 바이오, 생명과학, 뷰티, 푸드 등 소비재의 국내 공급능력을 강화하고 한류 및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선진국 등 수출지역을 다변화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친환경차,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친환경산업을 육성하고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 경량소재 등 부가가치 높은 미래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새로운 원료수입국을 확보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구축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에 스마트공장 및 제조로봇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생산시설의 국내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에도 수출이 양적·질적으로 한단계 성장하며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내년에는 반도체 사이클 전환, 신흥국 성장둔화 등 요인에 잘 대응하고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경제틀’ 관련 정보를 선제적으로 입수해 활용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