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에 여전히 라임펀드사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펀드 신규판매가 급갑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의 상품 매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에 연임을 확정해 계속 회사를 이끌게 됐는데 신뢰회복을 통한 펀드판매 회복이 절실한 것으로 여겨진다.
 
신한금융투자 펀드판매 급감에 신뢰회복 절실, 이영창 연임 1년도 짧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1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영창 사장이 라임펀드 등 부실 사모펀드 사태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16일 발표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되며 1년 임기를 부여받았다. 

이 사장은 2020년 사모펀드 사태 수습 과제를 안고 대표이사에 올랐는데 조직 쇄신과 실적 성장 등 성과를 거두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한금융투자는 사모펀드 사태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이 부여받은 1년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신한금융투자의 계열사 펀드 판매금액 비중은 금융당국의 규제 한계선에 가까워져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계열사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를 판매한 금액비중이 2021년 3분기 전체 펀드판매금액에서 19%를 차지해 2020년 말 6%대에서 크게 올랐다. 비슷한 추세를 이어간다고 가정하면 2022년 25% 규제한도를 금세 초과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계열사 펀드 판매금액 비중이 2022년에는 25%선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 

이대로면 신한금융투자 펀드판매는 물론 그룹사 펀드운용 사업에도 전반적 타격이 예상된다. 신한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할 신한금융투자가 더 이상 신한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역할을 해주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한금융투자가 실제로 판매한 신한자산운용의 펀드 판매금액 규모는 비중은 늘었음에도 판매액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계열사 펀드 신규판매금액 규모가 2020년 말 2703억 원에서 2021년 3분기 2524억 원으로 줄었다. 라임사태 해결 미진 등의 영향으로 전체 펀드 신규 판매금액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자산운용사 상품들을 포함한 전체 펀드 신규 판매금액은 2020년 말 3조8886억 원에서 2021년 3분기 1조3039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그나마 계열사 펀드 판매 감소 규모는 이 와중에 크게 선방한 수준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상품 판매가 전체적으로 줄다보니 자사 판매비중이 늘어난 착시효과가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사태 여파에 따른 전체 펀드 판매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신한자산운용까지 매출 확대 기회가 제한돼 그룹사 전체 펀드부문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

장기적으로도 25% 판매 규제를 고려하면 전체 운용사 상품 판매 규모가 늘어나야 25% 비중 안에서 신한자산운용 판매도 증가할 수 있다. 이 사장이 신한금융그룹 전체 펀드사업 경쟁력 약화를 피하려면 빠른 위기타개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사명을 바꿨다. 2021년 들어 BNP파리바가 들고 있던 지분 35%를 신한금융지주가 사들이면서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됐다.

신한자산운용이 신한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에 편입되면서 연결실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 펀드 판매를 적극 늘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인사에서 KB자산운용 출신의 조재민 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해 신한대체투자 출신 김희송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등 신한자산운용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6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와 임시 이사회를 통해 이영창 사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신뢰를 나타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영창 사장은 투자 명가로서 신뢰 회복이라는 명확한 비전 하에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조직 정비를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펀드 신규 판매금액 감소는 다양한 요인이 반영돼 특정 원인을 꼽기는 어렵다"며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며 다시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