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과 컬리, 티몬 등 내년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는 e커머스 기업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한 e커머스기업들의 주가 성과가 부진했다”며 “e커머스기업들의 성장률 둔화를 고려할 때 내년 기업공개를 대기하고 있는 한국 e커머스기업에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커머스 성장세 둔화 전망, "SSG닷컴 컬리 주식 투자에 신중해야"

▲ SSG닷컴 로고.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SSG닷컴과 마컷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등은 2022년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투자재원을 마련하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컬리는 최근 기업공개를 앞두고 250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약 4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기도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외형 성장과 기업공개에 우호적 시장 환경 등이 e커머스기업의 기업공개를 촉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올해 상장한 글로벌 e커머스기업의 주가 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쿠팡과 포쉬마크, vtex, 스레드업, 그랩 등 올해 상장한 글로벌 e커머스 기업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평균 30%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쿠팡을 포함한 글로벌 e커머스기업들의 상장 직후 퍼포먼스는 상장 예정 기업들에 대한 보수적 접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한국의 e커머스 침투율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3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e커머스 시장 침투율(전체 소매판매 시장에서 e커머스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7%다. 자동차와 차량연료 소매판매액을 제외하면 침투율은 47%까지 증가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e커머스 시장 침투율을 기록한 중국의 45%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e커머스 시장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침투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글로벌 e커머스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

3분기 아마존의 리테일 합산 매출 증가율은 2020년 3분기와 비교해 8%를 보였다. 1분기 50%, 2분기 22%에서 급감한 것이며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소비 증가와 2020년의 높은 기저 영향으로 해석된다”며 “한국 e커머스 시장도 글로벌 기업들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2020년 높은 실적에 따른 글로벌 e커머스 기업의 멀티플(적정배수)이 축소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멀티플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2022년 국내 e커머스산업에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며 e커머스산업에 대한 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