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승용마 경매 활기, 김동선 '말 전문가'로 힘실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그룹장 상무가 11일 독일 안쿰에서 열린 말 경매행사 'P.S.I.옥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선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PL) 그룹장 상무가 승용마 경매사업을 통해 말 관련 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김 상무가 ‘말 전문가’라는 주특기를 살려 한화그룹 3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13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로얄새들승마클럽에 따르면 19일 제주 애월목장에서 제6회 승용마 경매를 개최한다.

승용마는 승마 선수들의 국제종목(마장마술, 장애물 비월 등) 출전이나 일반인들의 취미에 쓰이는 말로 경마에 쓰이는 경주마와 구분된다.

로얄새들승마클럽은 제주 애월목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육성한 순수 국산 승용마 54마리를 이번 경매에 부친다.

로얄새들승마클럽의 승용마 경매가 주목받는 이유는 한화그룹 오너3세인 김동선 상무가 의욕을 보이고 진출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2014년 한화갤러리아승마단 소속 선수로 활동할 당시 로얄새들승마클럽을 통해 국내에서 민간기업 처음으로 승용마 경매사업에 나섰다.

김 상무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전지훈련 중 네덜란드와 덴마크, 독일 등 말산업 선진국을 방문해 승용마 매매가 활성화돼 있는걸 봤다”며 “국내 시장이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승용마 경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로얄새들승마클럽의 승용마 경매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열렸다. 1회 경매를 2014년 9월에 연 뒤 3년 만인 2017년에 2회 경매가 열렸으며 3회 경매도 2019년 5월이 돼서야 개최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승용마 경매가 활기를 띠고 있다.

로얄새들승마클럽은 2020년 11월 4회 경매를 연 뒤 올해 들어서는 5월(5회)에 이어 12월(6회) 경매까지 개최한다. 1년 만에 경매를 3차례나 진행하는 것이다.

김동선 상무가 적극적으로 승용마 경매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 상무는 최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말 한 마리가 장애물을 넘는 동영상을 올리며 “제주도 제6회 로얄새들 승용마 경매”라고 짧게 글을 남겼다.

김 상무는 승용마 경매에 직접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제4회 승용마 경매때 로얄새들승마클럽 자문위원 자격으로 진행자로 나서 “저희가 웜블러드(승용마로 적합한 품종) 암말과 수말을 매년 데려다가 애월목장에서 3~4년 키우고 있는데 1년 키우는 비용만 최소 800만 원이다”며 “훈련을 시켜서 오는데 굉장한 시간과 돈이 든다는 점에서 제가 정말 고개 숙여 부탁드리는데 적극적으로 (경매에) 임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경매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김 상무가 승용마 경매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은 다른 행보에서도 나타난다.

김 상무는 11일 독일 안쿰에서 열린 말 경매행사 ‘P.S.I.(PErformance Sales International)옥션’에 참석했다.

P.S.I.옥션은 독일의 대표적 승용마 경매 행사로 말 육성 전문가인 폴 쇼케뮬러와 울리키 카셀만이 40년 전에 기획해 만들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말 한 필이 최고 26억 원에 팔릴 정도로 흥행했다. 김 상무가 P.S.I.옥션에 참석한 것은 이러한 독일의 말 경매행사를 보고 배워 한국에서 말 경매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독일에서 승용마 생산 및 경매사업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독일 전체 말산업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말 관련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력사업인 호텔과 리조트사업과 비교하면 규모가 매우 작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호텔 및 리조트사업과 승마장사업의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점, 말 경매사업을 통해 국내외 네트워크 형성 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김 상무의 역량 발휘도 중요하다.

김 상무가 승마에 대한 애정을 앞세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선택한 만큼 앞으로 승용마 경매뿐 아니라 다양한 말 관련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 5월 김 상무가 한화에너지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옮길 때 “승마를 향한 애정과 잘하는 것을 통해 회사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발적 의지로 계열사를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승용마 경매 활기, 김동선 '말 전문가'로 힘실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레저그룹장 상무.


김 상무가 스스로 자리를 옮긴 만큼 말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종마사업(번식을 목적으로 말을 키우는 것)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도 김 상무가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0년 종마사업에 진출했는데 당시 김 상무가 적극적으로 제안해 성사된 사업이다. 김 상무는 2017년 한화그룹 경영에서 물러난 뒤 2019년 독일에 머물면서 종마사업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승용마 경매는 김동선 상무의 합류 이전부터 추진되던 사업이다”며 “김 상무는 승마장 활성화와 말 관련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선 상무는 말 전문가다.

중학교 때부터 승마 선수생활을 시작해 국가대표까지 지낸 경력까지 더하면 말과 함께 한 시간이 20년에 가깝다.

지난해 공식적으로 승마 선수를 은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말에 대한 애정은 식지 않았다. 여가시간에 틈틈이 승마 훈련을 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놓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한화그룹 오너3세로서 보여줘야 하는 성과와 책임의 무게도 적지 않다. 최근 한화그룹의 행보를 보면 3세 시대 개막이 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하반기에 한화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한화그룹 오너3세가 한화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경영권 승계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김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서 공식적 활동 이외에 개인적으로 외식업도 하고 있다.

김 상무는 7월부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독일에서 일식당과 클럽하우스, 중식당 등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 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