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할 길을 찾고 있다.

특히 KT가 금융업 분야에 메타버스를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 등 금융계열사나 콘텐츠계열사를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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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10일 KT에 따르면 최근 특허청에 자체 콘텐츠플랫폼 브랜드 ’지니’와 메타버스를 합성한 단어인 ‘지니버스(Genieverse)’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KT 관계자는 “메타버스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앞서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상표권을 선제적으로 출원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사업방향이 정해지지 않았고 B2B(기업간거래), B2C(소비자대상사업)영역 모두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KT가 지니버스 상표권을 출원한 분야는 교육업, 사업관리업 등이 있다.

KT는 IT서비스 자회사 KTDS가 최근 이투스교육이 출시한 메타버스 교육플랫폼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소상공인의 사업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AI)통화비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어 메타버스가 활용될 수 있다.

특히 KT가 ‘보험업, 재무업, 금융업, 부동산업’ 항목에도 지니버스 상표권을 출원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구 사장이 비통신사업 중심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 전략 강화의 일환으로 KT의 금융업 관련된 분야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드사 BC카드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금융업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계열사인 케이뱅크나 BC카드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금융상품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영업점을 구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과 달리 영업점이 없어 상품안내 등에 불리함이 있고 BC카드도 자체 브랜드 카드의 영업망 확대가 쉽지 않은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면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일반 시중은행도 자체적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상담공간과 가상영업점 등을 구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만큼 KT도 금융업에서 메타버스를 통해 비슷한 형태를 갖출 수 있다.

우리은행은 6일 소상공인들이 업무를 볼 수 있고 컨설팅도 받을 수 있는 가상영업점 우리메타브랜치를 메타버스에서 선보였다.

KB국민은행은 11월 말 메타버스 공간에 가상영업점을 구축하는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KB 메타버스 VR브랜치(영업점)’ 테스트베드를 구축했고 DGB대구은행은 9월 메타버스 공간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구 사장은 외부 금융회사와 KT의 메타버스 분야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자체 역량뿐 아니라 외부 제휴 금융업체의 힘을 빌려서도 메타버스 기반 금융업에 진출할 길을 열어뒀다.

구 사장은 9월 미래금융 디지털전환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에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만나 디지털금융 신사업을 추진하고 메타버스를 포함한 여러 플랫폼기반 사업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구 사장은 신한금융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국내 최대 디지털 플랫폼기업과 금융그룹 사이 시너지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디지털전환(DX)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중심의 차별화된 디지털 융합서비스로 미래금융의 새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금융그룹, IBK기업은행과 각각 신사업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올해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그룹과 뱅크샐러드에도 잇따라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협력관계도 공고히 했다.

이런 협력관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KT가 금융업에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상표권을 출원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신사업이나 신규 서비스를 상용화해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KT가 메타버스에서 KT스튜디오지니, 스토리위즈 등 자체 지식재산(IP)을 보유한 계열사들을 활용해 대체불가능토큰과 관련한 신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체불가토큰은 온라인 콘텐츠를 소유한 사람을 명시하는 고유형태의 디지털인증서를 말한다. 각 토큰은 저마다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받음으로써 서로 대체할 수 없는 가치와 특성을 지니게 되어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하다. 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많이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 그라운드X 등 게임업체나 콘텐츠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대체불가능토큰을 발행하고 있다. 

KT도 콘텐츠 계열사들의 지식재산을 활용하는 서비스를 다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대체불가능토큰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KT가 아직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은 단계기 때문에 실제로 메타버스 기반 금융업에 진출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구 사장은 최근 KT 연말 조직개편에서 뉴미디어와 콘텐츠, 금융과 핀테크 등 주요 성장사업 조직을 강화했고 KT그룹 차원의 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도 재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