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자율주행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자율주행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확대를 노리며 자율주행 분야에서 본격적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경쟁력 자신감, 조성환 글로벌 진출 준비 착착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


10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디지털세계를 나타내는 0과 1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방식의 TV광고를 통해 최근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TV광고는 0과 1이 함께 움직이다 ‘0과 1의 힘을 합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이 힘으로 미래를 움직인다’는 슬로건으로 끝난다.

현대모비스는 TV광고뿐 아니라 완성차 관련 국내 주요 행사에서도 미래 자율주행 기술력을 주요 홍보지점으로 삼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9월 수소모빌리티쇼, 11월 서울모빌리티쇼와 대학생 자율주행대회인 자율주행챌린지 등에서 미래 도심형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엠비전X’, ‘엠비전S’, ‘엠비전팝’ 등을 제일 앞에 전시했다.

현대모비스가 과거에도 TV광고나 전시회 등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알린 적이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년 서울 강남에서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무인 자율주행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술이 처음 들어간 양산차 판매를 본격화한다.

서울시도 내년부터 청계천에서 운전자가 없는 도심 순환형 자율주행버스를 운영한다.

레벨3과 레벨4는 시스템이 차량 주행 전체를 수행하는 자율주행 단계로 레벨3는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해 ‘조건부 자동화’, 레벨4는 완전 자동화 바로 앞 단계로 ‘고등 자동화’라고 불린다.

레벨3 수준의 기술만 적용돼도 최근 들어 많은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는 레벨2(부분 자동화)와 달리 운전 중 스티어링휠에 손을 대지 않아도 된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자율주행용센서와 함께 이를 통합 제어하는 전자제어장치(ECU) 등을 개발하고 있다.

센서나 반도체 외에도 90도 회전이 가능한 바퀴 ‘이코너모듈’, 스티어링휠을 필요에 따라 접어 수납할 수 있는 ‘폴더블 조향시스템’ 등도 개발하며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조성환 사장은 자율주행 시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자동차부품업체인 만큼 국내 자율주행시장에서는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 사장은 10월 현대모비스뿐 아니라 현대차와 KT, 카카오, 쏘카, 만도 등 국내에서 자율주행시장 개화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출범한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 초대 협회장에도 올랐다.

하지만 해외는 다르다.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 등 빅테크(IT)기업, 신생 스타트업까지 자율주행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부품 관련 생태계는 앞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자동차시장은 빅테크업체의 지속적 영역 확대에 따라 전에 없던 도전을 받을 것이다”며 “특히 자율주행시장은 빅테크업체의 소프트웨어 침투가 본격화하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 및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 형성이 가속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9월 독일 뮌헨모터쇼와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밸라’ 전시회에 참가해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기술을 알린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2에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뮌헨모터쇼에서는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 중국, 인도 등 글로벌 4대 거점에서 맞춤형 영업활동을 펼치는 전담조직(KAM)을 운영할 계획도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유럽에서 열린 모터쇼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 사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9월 독일 뮌헨모터쇼를 직접 찾아 해외수주 확대에 힘을 싣기도 했다.
 
현대모비스 자율주행 경쟁력 자신감, 조성환 글로벌 진출 준비 착착

▲ 현대모비스가 최근 개발한 ‘폴더블 조향시스템’.


조 사장이 자율주행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향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기아의 현대캐피탈 지분 추가 매입 등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정지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만큼 순환출자 구조를 없애기 위한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바라본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기아와 함께 순환출자 구조로 묶여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계열사인데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자율주행을 포함하는 신사업과 기존 부품사업으로 나눈 뒤 부품사업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가 주주들의 반대로 철회한 경험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다시 한 번 쪼개는 방안을 선택한다면 주요 신사업인 자율주행사업의 경쟁력이 분할비율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는 최근 협로주행, 후방자율주행, 원격 자동주차기능 등을 통합한 도심형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인 차세대 주차제어시스템(MPS)을 세계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율주행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