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털어내고 다음 회장후보로 입지를 완전히 굳힐까?

함 부회장의 채용비리 1심 재판결과가 이르면 내년 1월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무죄 선고 가능성에 기대를 품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후보 입지 굳히나, 사법리스크 긴 터널 끝 보여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에 따르면 채용비리 혐의 관련 함 부회장의 결심공판이 2022년 1월12일 열린다.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2018년 6월 기소된 지 3년 6개월 만에 변론이 종료되는 것이다.

보통 형사재판에서 결심공판이 있고 2~3주 뒤에 선고 공판이 진행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르면 2022년 1월 안으로 재판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관계자는 “일단 결심공판 일정은 1월12일로 잡혀 있다”며 “하지만 법원 일정은 여러 요인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1월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점에 비춰 함 부회장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함 부회장도 8일 진행된 채용비리 관련 공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이 사례를 인용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로 중징계를 받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도 승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8월 제재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에서 이기면서 같은 사안으로 중징계를 받은 함 부회장도 재판에서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함 부회장은 다음 회장후보로 유력하게 꼽혀왔는데 무죄를 선고받게 되면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계구도의 무게추는 함 부회장 쪽으로 급격히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더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현재 다음 회장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함 부회장이라는 것이 하나금융지주 내부의 중론이다.

함 부회장과 함께 지성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다음 회장후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데 경험이나 무게감, 조직 장악력 등 측면에서 함 부회장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가 그룹 안팎에서 우세하다. 

함 부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임원이 참석한 그룹 워크숍을 총괄하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이 워크숍은 하나금융그룹이 해마다 10~11월 다음 연도 사업계획을 구상하기 위해 진행하는데 보통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주재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물론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할 여지도 있다.     

함 부회장은 1956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은 데도 채용비리 관련 재판결과가 3년 넘게 나오지 않으면서 번번이 다음 회장 도전에 제약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