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잇단 악재에 휩싸여 한동안 부진했던 증권사의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사업이 되살아나고 있다.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은 부침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시장점유율 순위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기존 강자들을 밀어내고 점유율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온 NH투자증권의 약진이 눈에 띈다.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시장 되살아나, NH투자증권 선두권 약진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이 예전 규모를 회복하고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을 높인 NH투자증권의 수익이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8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계약잔고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프라임브로커리지 계약을 맺은 헤지펀드의 운용자산(AUM)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계약잔고 10조 원을 넘긴 곳은 NH투자증권이 처음이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 대차거래와 신용공여, 담보관리, 자문,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가운데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은 증권사만 프라임브로커리지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을 포함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 증권사 6곳이 프라임브로커리지사업을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6곳 가운데 3~4위를 오가는 수준이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계약고를 늘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 NH투자증권의 프라임브로커리지 계약잔고가 6조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기존 프라임브로커리지 시장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양강구도였지만 최근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이 선두를 다투는 모양새다.

기존 선두였던 미래에셋증권은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점유율도 상위 3곳은 20%대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래에셋증권은 10%대에 불과하다. 

헤지펀드 시장에 불어닥친 연이은 악재에 미래에셋증권 등이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에서 보수적 기조를 보이는 동안 NH투자증권은 공격적으로 계약고를 늘렸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NH투자증권이 꾸준히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을 키운 덕분에 업계 최초로 계약고 10조 원을 달성하며 1위에 올라선 것이다.

NH투자증권의 약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증권사는 헤지펀드 운용사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얻기 때문에 헤지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프라임브로커리지 수익도 늘어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설정금액은 2016년 말 12조 원에서 2018년 말 24조 원으로, 2019년 8월에는 35조 원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증가했다.

헤지펀드의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프라임브로커리지사업은 증권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2019년 불거진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사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헤지펀드 설정액이 감소했고 프라임브로커리지사업도 침체기를 겪었다. 

올해 초에는 헤지펀드 설정액이 30조 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35조 원 수준으로 증가하며 환매중단 사태 이전 규모를 회복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헤지펀드 시장이 침체되면서 프라임브로커리지 규모도 줄어 관련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국내 헤지펀드업계가 아직 성장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도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