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코리아세븐의 한국미니스톱 인수합병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까?

코리아세븐이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면 GS리테일과 BGF리테일로 좁혀진 국내 편의점 양강구도를 깰 수 있다는 측면에서 탐낼 구석이 많다.
 
[오늘Who] 롯데 미니스톱 인수에 나설까, 유통 맡은 김상현 선택 주목

▲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 총괄대표 부회장.


1일 편의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되면 매장 수를 기준으로 확고한 3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는 점에서 코리아세븐이 미니스톱의 잠재적 인수후보로 꼽힌다.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서류 접수는 최근 마감됐다. 입찰에 참여한 회사 가운데 적격인수후보를 추려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이 지분 100% 지분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18년에도 매각이 추진됐지만 이온그룹은 가격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매각을 백지화했다.

한국미니스톱은 3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는데 기업가치가 2천억~3천억 원대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2018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깎인 것이다.

롯데그룹으로서는 한국미니스톱 인수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코리아세븐은 2020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점포 1만501개를 보유하고 있다. 미니스톱 매장 2603개를 세븐일레븐으로 바꾸게 되면 1위와 2위인 BGF리테일(1만4923개)과 GS리테일(1만3918개)을 바짝 뒤쫓게 된다.

인수로 순위 변동은 없더라도 점포 수를 따라잡으면 편의점업계 양강구도를 깨고 1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3강구도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편의점 점포 수는 규모의 경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들은 “점포 수가 많을수록 상품 입점업체와 협상력도 높아지고 PB(자체 브랜드)상품 제작 단가도 낮출 수 있어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등 이점이 많다”고 말한다.

코리아세븐이 보유한 현금도 충분하다.

코리아세븐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3219억 원을 들고 있다. 상생펀드 관련 금액 300억 원가량이 사용 제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공격적으로 베팅할 여력은 충분하다.

이런 지점들을 살펴볼 때 김상현 부회장이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

김 부회장은 현재 싱가포르에 체류하면서 DFI 싱가포르&홍콩법인 대표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롯데그룹 합류시점은 2022년 2월1일이다.

현재 예비입찰은 마쳤지만 본입찰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에 합류하는 시점에 맞춰 한국미니스톱 본입찰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김 부회장이 롯데그룹 유통군에 미니스톱을 넣는다면 코리아세븐의 실적 정상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앞서 한국P&G 대표를 지내며 팬틴과 페브리즈 등 핵심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해 이들을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내면서는 홈플러스의 전반적 상품 구색을 재정비해 흑자구조로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최근 편의점 이용률이 높고 신제품 구매 빈도가 높은 2030세대를 공략해 PB(자체 브랜드)제품을 강화하거나 상품구색을 정비하면 코리아세븐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온그룹은 이번에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하면서 미니스톱 간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는 미니스톱의 매각이 무산된 이유로 ‘미니스톱’ 브랜드 유지를 조건으로 내건 영향이 컸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이번에 매각의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다.

다만 편의점업계 4위인 이마트24도 한국미니스톱 인수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경쟁이 과열된다면 코리아세븐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했는지 확인된 바가 없다"며 "코리아세븐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기존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