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의 첫발을 뗀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마땅한 매출처가 없는 가운데 신약 임상 및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왔다. 박 대표에게는 이번 사업이 가뭄의 단비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신약개발 기댈 언덕 마련, 박소연 백신 생산 첫발

▲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이사.


30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에 따르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백신센터가 12월1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충북 오송 공장 제2캠퍼스 부지를 활용해 올해 3월부터 백신센터를 조성해왔는데 1년도 되지 않아 건설이 마무리되는 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또 이미 8월부터 오송 공장 제1캠퍼스에서 스푸트니크 코로나19 백신 시험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백신센터는 당초 예정대로 올해 안에 백신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측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역량을 활용해 빠른 생산체제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상당히 기여할 공산이 크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스푸트니크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에 백신 원액을 생산(DS)하는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공급계약을 구체화해 내년 2월까지 백신 약 1600억 원 규모를 위탁생산하는 내용이 확정됐다.

향후 협의에 따라 추가 생산도 이뤄지게 되는 만큼 내년 안에 매출 수천억 원대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백신 위탁생산사업을 통해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5년 설립된 의약품 개발 전문회사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8종과 항체신약 2종 등을 후보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로슈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HD201은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가 상용화가 가장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HD201에 관해 체결된 기술수출 계약만 9건에 이른다.

다만 기술수출에 따른 사용료 등 매출은 아직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올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는데 사업연도 제 4기(2018년 7월1일~2019년 6월30일) 매출 184만 달러를 거둔 뒤 제 5기(2019년 7월1일~2020년 6월30일), 제 6기(2020년 7월1일~2021년 6월30일)에 걸쳐 매출이 전무하다.

이런 가운데 연구개발비용이 지속해서 투입되면서 손실규모가 커지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연구개발비용은 제 5기 2370만 달러에서 제 6기 2620만 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910만 달러에서 1620만 달러로 증가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후보물질 가운데 HD201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임상이나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실제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향후 몇 년 동안 수천억 원가량을 연구개발 및 임상에 투입할 계획을 세워뒀다. 올해 초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 4900억 원을 모았는데 수수료 등을 제외한 순수입금 약 4367억 원이 모두 2025년까지 신약개발에 사용될 것으로 예정됐다.

여기에 신약 후보물질이 새로 추가되면 필요한 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 대표가 백신 위탁생산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까닭이다.

박 대표는 앞서 백신센터 건립을 발표하며 “글로벌 규모의 백신센터를 기반으로 백신 연구개발 및 생산사업으로 회사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 선제적 전염병 대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오너 겸 최고경영자로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지분 15.29%를 들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최대주주인 명목회사 메이슨파트너스의 지분도 50% 보유하는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