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권 대통령선거후보 단일화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안 후보에게 부정적이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 여론조사에서도 꾸준히 5% 안팎의 지지도를 유지해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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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단일화 유리한 위치에 서다, 김종인 빠지고 5%선 지지도 지속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선거후보.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전 위원장의 윤석열 후보 선대위 합류가 물 건너 가는 분위기로 흐르면서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재개될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 전 위원장과 안 후보의 악연을 고려할 때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전권을 쥐고 있다면 안 후보와 윤 후보의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불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일각에서 나온 용퇴설을 일축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으로 선대위에 합류할 여지가 줄어든 셈이다.

김병준 위원장이 윤 후보와 비공개 면담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는 의지를 내보이면서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철수 후보는 11월1일 대선 출마를 밝힌 뒤 줄곧 완주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안 후보는 25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번에 당선되는 목표로 나왔고 제가 정권교체를 해야만 우리나라를 살릴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이런 말과 달리 결국에는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대선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사이의 1~2%포인트 차이의 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안 후보는 이른바 정권교체에 이바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보단일화에 동참할 때 대선 이후 정치적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정치적 준비 부족 등이 크게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안 후보에게 기회가 돌아온다. 보수진영은 그에게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여야 후보 모두 죽을 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그때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 이상 올라간다면 한 번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정국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박빙 승부가 펼쳐져 보수야권 후보단일화 국면이 펼쳐진다면 안 후보로서는 정치적 무게를 올려놓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5% 안팎의 지지율은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22일~24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차기 대통령선거후보 지지도 조사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살펴보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5%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는 32%, 윤석열 후보는 35%의 지지를 얻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안 후보와 정치적 앙숙에 가까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끝내 국민의힘 선대위라는 배에 올라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안 후보에게 부정적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선대위에서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가 결단하고 윤 후보가 안 후보 쪽 요구사항을 들어준다면 단일화 논의는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정치권 안팎의 관심은 벌써부터 안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어떤 요구를 내놓을 것이냐는 대목까지 가있다. 안 후보는 다음 정부의 국무총리를 맡는 일종의 연립정부를 요구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