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하나은행장이 퇴직연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기업 퇴직연금(DB, DC)과 개인 퇴직연금(IRP) 등으로 나뉘는데 박 행장은 퇴직연금고객 특성에 맞춘 전략을 각각 준비하고 있다.
 
[오늘Who] 하나은행 퇴직연금 경쟁력 키운다, 박성호 맞춤형에 초점

박성호 하나은행장.


1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내년부터 기업 대상 퇴직연금 컨설팅을 더욱 강화한다.

기존에도 기업에서 퇴직연금상품 설명이나 관련 교육 등 요청을 받으면 영업점 직원이 직접 설명하는 식으로 적극 대응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운용사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컨설팅서비스 품질을 더욱 높인다.

기업고객은 개인고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런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하나은행은 기대한다. 

박 행장은 개인 퇴직연금(IRP)시장 공략에서는 디지털을 무기로 삼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증권사에 밀리는 탓에 고객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 디지털로 거래 편의성을 높인다면 약점을 보완하는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은 박 행장이 강점을 지닌 분야다.

박 행장은 하나금융지주 정보기술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맡아 디지털분야에 밝다.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시절인 2017년 2월 인도네시아에 자회사 넥스트티아이를 세우기도 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퇴직연금 관련 서비스를 모바일앱이나 인터넷뱅킹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추진되고 있다.

박 행장은 퇴직연금시장에서 하나은행만의 차별화한 전략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들은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퇴직연금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시장 적립금 규모만 252조3천억 원에 이른다.

퇴직연금시장은 성장세도 가파르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개인형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34조4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3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형과 DC형은 각각 11.5%, 16.3% 증가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최근 퇴직연금으로 안정성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얻고자 하는 수요 증가로 많은 고객들을 증권사로 뺏기고 있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개인형 퇴직연금 수익률 강자로 통하지만 증권사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밀린다.

하나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으로 은행권에서 개인형 퇴직연금 수익률 1위 자리를 지켰다. 3분기 하나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3.78%였다. 

하지만 증권사 수익률과 비교하면 이런 강점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운용상품에 ETF(상장지수펀드)를 편입해 운용하고 있는데 최근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률도 크게 늘었다. 

개인형 퇴직연금만 놓고 보면 3분기 증권사 평균수익률은 6.76%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이 7.55%로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