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거대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생태계 구축의 초석을 놓았다.

야구단 SSG랜더스부터 시작해 W컨셉과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고 스타벅스코리아 지분까지 추가로 사들였다. 최근에는 신세계푸드를 통해 정용진을 닮은 캐릭터로 유명한 고릴라 캐릭터 제이릴라를 활용해 빵집도 열었다.
 
[오늘Who] 이마트 온오프라인 통합생태계 구축, 정용진 이제 수확으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7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절차를 모두 마무리함에 따라 앞으로 실질적 시너지를 빠르게 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여태껏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오프라인 유통강자의 본격적 온라인 전환이라는 차원에서 중요한 행보로 여겨졌다면 앞으로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실제로 이커머스시장에 안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자칫 승부수가 아닌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은 여전히 적지 않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가 2022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이 상승하지 못한다면 인수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3조5천억 원의 인수 금액에 대한 이자비용만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쿠팡에 맞서 한국 온라인유통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줘야 이마트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며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시장에 그런 희망을 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핵심자산을 팔아가면서 이베이코리아를 품었다. 이마트는 공격적 인수합병을 위해 서울 마곡동과 가양동 부지뿐 아니라 최근에는 서울 성수동 본사 사옥까지 매각했다.

이마트의 전략이 성공적 승부수였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정용진 부회장이 그동안 이마트 주위에 붙여 놓은 여러 사업과 확실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놓고 ‘완전한 온-오프 360 에코시스템’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이마트가 설명하는 ‘온-오프 360 에코시스템’이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 아니라 야구단 SSG랜더스, 온라인 종합플랫폼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등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고객들을 신세계그룹의 유통세계에 묶어두는 락인(자물쇠)효과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런 청사진은 신세계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통한 생태계 안에서 고객들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경영철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이 내놓을 유료 멤버십이 에코시스템 구축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쇼핑몰로 이마트의 온라인 전환을 위한 전진기지다. 하지만 총거래액 기준으로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점유율이 5% 안팎이라 생태계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마트가 점유율 12%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함에 따라 고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진 만큼 앞으로 락인효과를 강화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와 혜택을 포함한 유료멤버십을 늦어도 내년 초에는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SSG닷컴이 정 부회장의 노력으로 구축한 생태계에서 여러 계열사의 혜택을 강화해 주는 방향으로 유료멤버십을 구성해 내놓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시선이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SSG닷컴이 이마트와 이마트트레이더스에서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준다면 온라인 생태계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40세대의 선호도가 강한 커피숍 스타벅스에서 SSG닷컴과 이마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하면 선순환 효과가 강화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SSG랜더스 경기에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SSG닷컴 혜택을 더 부여할 수도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의 온-오프 360 에코시스템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결국 생태계를 향한 높은 고객 충성도에 있다”며 “네이버와 협업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이에 따른 제공 서비스의 확대도 충분히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