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세븐럭 힐튼점의 새 사업장 찾기에 속도를 낸다.

세븐럭 힐튼점 이전시기가 외국인관광객 입국의 회복이 예상되는 시점과 맞물리는 만큼 이번 새 사업장 선정은 그랜드코리아레저에게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를 대비하는 중요한 현안일 수밖에 없다.
 
그랜드코리아레저 힐튼점 새집 찾기 본격화, 위드 코로나 대비 다급

▲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본사 전경.


9일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호텔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그랜드코리아레저는 10일까지 세븐럭 힐튼점의 새로운 사업장 선정을 위한 입찰서류를 받는다.

입찰서류 접수를 마친 뒤에는 11일 현장심사 및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12일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세븐럭 힐튼점의 이전은 현재 사업장인 밀레니엄힐튼호텔을 놓고 호텔의 최대 주주인 CDL코리아와 이지스자산운용 사이 매각 협상이 진행되는 데 따른 대응이다.

11월 중으로 호텔 매각과 관련해 최종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세븐럭 힐튼점의 영업지속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된 만큼 현재 계약기간만 채우고 영업점을 이전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호텔이 매각돼 용도변경 등이 진행되면 카지노 영업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되는 데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호텔이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호텔 측은 계약 만료 6개월 전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면 된다.

그랜드코리아레저로서는 자칫하다가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사업장 이전을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일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세븐럭 힐튼점의 계약기간은 2022년 12월까지다.

세븐럭 힐튼점이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카지노 업장 가운데 매출비중이 가장 큰 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븐럭 힐튼점의 이전은 그랜드코리아레저에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븐럭 힐튼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이용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90만1723명에 이른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45%로 세븐럭 코엑스점 38%, 세븐럭 부산 롯데점 17%보다 크다.

게다가 세븐럭 힐튼점이 이전될 2023년 초에는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에서 벗어난 숫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라는 점도 중요한 고려요인이다. 세븐럭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 수는 카지노 실적에 직결된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 때 격리면제 사항”이라며 “2022년 상반기부터 실적 회복이 시작돼 2022년 4분기 실적부터는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다만 세븐럭 힐튼점의 새 사업장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입찰공고와 관광진흥법 등 관련 규정을 종합하면 세븐럭 힐튼점의 새 사업장 후보지는 서울 강북지역에 위치한 5성급 호텔이어야 하고 영업시설 2710㎡, 부대시설 3075㎡ 등 5785㎡에 이르는 면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호텔은 10여 곳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카지노시설의 유치는 호텔의 투숙객을 늘리고 홍보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에도 대기업계열 호텔에서는 평판을 고려해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비교적 신축인데다 시설규모를 갖췄고 인지도 상승이 필요한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을 비교적 유력한 후보지로 꼽는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입찰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아 유찰된다면 관련 법령에 따라 재입찰, 수의계약 전환 등으로 사업장 선정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