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사가 한국전력에서 변화 의지를 보인다면 투자철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의 클라우디아 크루즈 글로벌 책임투자 및 거버넌스부문 대표는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만약 한국전력을 포함한 기업들이 변화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다면 투자철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한국전력이 변화 의지 보이면 투자철회 결정 재고"

▲ 한국전력공사 로고.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는 네덜란드 연금(ABP)에서 분리·설립된 자산운용사다. 자산운용 규모는 6천억 유로(821조 원) 정도다.

크루즈 대표는 "2020년 한국전력을 포함해 신규 석탄발전소를 계속 짓는 세계 8개 회사에 투자하지 않기로 하고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며 "우리 고객인 네덜란드 연금이 포트폴리오에서 석탄과 샌드오일을 없애기로 결의한 데 따른 조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금은 한국전력 투자철회에서 그치지 않고 올해 8월 한국 정부에 민간 석탄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

10월에는 탄소중립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명확하고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탈탄소 경로를 제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5조8천억 유로(약 8천조 원)에 이르는 다른 해외 연기금들도 서명했다.

크루즈 대표는 "네덜란드 연금이 10월 말에는 석탄을 넘어 석유와 가스까지 포함해 화석연료 생산업체 주식과 채권투자를 중단하고 자산을 매각한다고 선언했다"며 "특히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과 기업 등과 각 정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후위기로부터 장기 투자자산을 보호하라는 압력에 대응하려는 조치이며 매각대상 자산규모가 150억 유로(약 21조 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크루즈 대표는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나 모기업 네덜란드 연금이 장기적으로 책임 있는 투자자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관여해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금 가입자인 네덜란드 국민이 석탄발전기업 투자철회 등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했다"며 "우리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행동하라는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덧붙였다.

박유경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네덜란드 등 유럽의 연금이나 연금자산운용사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가입자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크루즈 대표는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 자체도 '네덜란드 기후협약'에 따라 2022년에 기후대응을 위한 새로운 탄소중립 목표와 이행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