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소재사업을 확대하는 데 분주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양극재 생산을 늘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에도 고객회사를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을 새 대표로 맞았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화학 정유 방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전기차배터리 다변화를 추진하며 내년 영업흑자 전환을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돼 이익체력이 좋아지면 수소생산 투자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에쓰오일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주력 정유사업에서 이익체력이 크게 좋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 인프라 구축과 공급 및 운영사업 투자를 늘릴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화학 정유>

◆ LG화학

LG화학은 올해 연말 청주 4공장을 완공한다. 이에 따라 전기차배터리용 양극재 생산능력이 현재 연간 6만 톤에서 8만 톤으로 늘어난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LG화학은 아직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위주로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량 기준 세계 2위 배터리업체다.

LG화학은 배터리소재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2026년까지 전체 양극재 생산능력을 26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양극재 생산시설을 더 늘려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 해외에서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 생산 확대 과정에서 코발트 등 원재료 가격 급등추세를 고려해 '코발트-프리(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음)' 양극재뿐 아니라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등을 개발해 원가절감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양극재 외에도 분리막이나 도전재와 같은 다른 배터리소재사업도 강화하고 있어 LG화학 배터리소재사업 가치를 향한 시장의 평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주력 석유화학사업에서도 고부가합성수지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생산거점 확대와 안정적 원료 수급체계 구축에 나선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은 LG화학이 지금도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생산체계 경쟁력을 강화하면 배터리소재 투자를 키울 이익체력을 든든하게 다질 수 있다.

◆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에서 10월 분사한 배터리자회사 SK온이 전기차배터리 제품 다변화를 추진하며 전기차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SK온은 고효율 전기차배터리와 중저가 전기차배터리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이원화전략을 펼칠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주력인 니켈·코발트·망간(NCM)을 혼합한 삼원계배터리로 고효율 전기차시장을 공략하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새로 개발해 중저가 전기차시장도 노린다는 것이다. 

리튬인산철 배터리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K온이 '글로벌 톱3' 배터리 제조사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중저가 배터리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원가절감뿐 아니라 기존 삼원계 배터리의 단점으로 여겨지는 화재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도 개발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배터리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온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확장전략은 분사 초기에 사업위험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수장이 바뀌었다. 권영수 LG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리를 옮겨 1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끈다.

권 부회장은 LG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부회장은 과거 LG화학 전지사업본부를 이끌며 배터리사업을 도약시켰던 경험을 살려 제네럴모터스(GM) 리콜사태로 불거진 배터리 안정성 우려를 씻어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과정에서 공모주 흥행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 155GWh(기가와트시)를 2025년 430GWh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공격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 CATL과 세계 배터리사장 패권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권 부회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며 2017년 이후 4년 만에 올해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난으로 중국 화학기업들이 석유화학설비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이 기세를 몰아 롯데케미칼은 중장기 실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대규모 석유화학사업 '라인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라인프로젝트에 2025년까지 모두 4조4천억 원을 넣어 매년 에틸렌 100만 톤, 프로필렌 52만 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 톤, 부타디엔(BD) 14만 톤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한다. 

라인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에틸렌 생산능력을 연간 550만 톤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매년 영업이익 2400억 원가량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 수소사업 선봉에서 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인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수소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는 데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에쓰오일

에쓰오일이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을 뺀 금액) 회복 등에 힘입어 4분기에도 호실적으로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5494억 원을 냈다.

이렇게 주력사업에서 이익체력이 개선되면서 에쓰오일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수소사업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은 최근 삼성물산과 수소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수소 인프라 구축과 공급 및 운영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수소사업 진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합작 수소연료전지기업 에프씨아이(FCI)에 지분투자도 했는데 에프씨아이는 연료전지 관련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전국 주유소 2천여 개를 활용한 수소차 등 친환경차 충전사업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도 수소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에쓰오일의 수소사업 투자 확대에 힘을 실어줄 공산이 크다. 에쓰오일의 앞으로 기업가치에 수소사업 투자와 이에 따른 성과 가시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 GS칼텍스

GS칼텍스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대규모 석유화학설비인 올레핀 복합분해설비 상업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레핀 복합분해설비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2조7천억 원을 들여 매년 에틸렌(EL) 75만 톤, 폴리에틸렌(PE) 50만 톤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설비다.

기존 정유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친환경사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GS칼텍스는 전국 2천여 개 주유소를 활용해 전기자동차 및 수소자동차 충전소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GS칼텍스는 대규모 석유화학설비 상업가동으로 석유화학분야부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올레핀 복합분해설비 가동을 통해 매년 영업이익 4천억 원 가량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석유화학사업에서 영업이익 27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레핀 복합분해설비에서만 올해 석유화학사업 영업이익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이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올해 모든 사업부문 영업이익 전망치 1조6천억 원과 비교해도 올레핀 복합분해설비 영업이익 전망치는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GS칼텍스는 올해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정유사업에서 수익성을 회복했는데 석유화학사업 다각화로 내년에도 이익 증가를 이어갈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

◆ LIG넥스원


LIG넥스원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체로 꼽힌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사업은 2035년까지 우주에 정지궤도 3기, 경사궤도 5기 등 모두 8기의 위성을 띄우는 것이 핵심이다. LIG넥스원은 위성시스템과 이를 뒷받침할 지상시스템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사업에는 2022년부터 2035년까지 국비 3조7천억 원이 투입된다. 10월21일 발사된 누리호 개발에 11년 동안 2조 원이 투입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규모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은 LIG넥스원이 준비하고 있는 다른 민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통신장비업체 이노와이어리스를 인수하고 올해 자율주행업체 포티투닷과 협력하는 등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외에도 통신과 자율주행, 드론 등 민수 쪽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사업은 국가사업이라는 특성상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LIG넥스원이 위성항법시스템을 비롯해 민수사업을 본격화하면 실적 증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10월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비록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1단과 2단 로켓은 정상 작동하며 누리호를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1단 로켓의 성능시험만 놓고 보면 완벽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벌써부터 다음 발사의 완벽한 성공을 위한 도전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누리호에 장착된 연료탱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5톤의 추력을 내는 엔진 4기를 하나로 묶은 300톤급 엔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누리호는 내년 5월을 포함해 2027년까지 앞으로 4번 더 우주로 향한다. 앞으로 제작될 누리호 역시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핵심업체로 참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체기술이 확보되면 두 회사가 핵심 우주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소형위성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