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경남 창원시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 해결할 수 있을까?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은 주민 반발로 10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데 창원시 시민갈등관리위원회에서 마련하고 있는 권고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전력 10년 묵은 창원 송전선로 갈등, 정승일 시민갈등관리위에 기대

▲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2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시민갈등관리위원회가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을 둘러싼 한국전력과 주민간 갈등 해소를 위한 권고안을 도출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갈등관리위원회는 이르면 2주 안에 최종 권고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일 사장은 한국전력에서 추진한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이 주민 반발로 10년 이상 지체된 사업인 만큼 권고안을 통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을 수도 있다.

정 사장은 최근 시민갈등관리위원회 요청을 수용해 기존 10월 말까지였던 송전선로 공사중단 기간을 10여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과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을 일단 피하게 됐다.

앞서 한국전력은 창원시 시민갈등관리위원회가 중재를 위한 권고안을 도출하기로 하면서 10월31일까지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고안 마련이 지연되자 정 사장은 합의한 시한이 있으니 한국전력으로서는 11월에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보였고 주민들이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창원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과 관련해 수차례 계획을 변경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해 왔지만 모두 무산됐고 올해 6월 취임한 정 사장으로서도 10년 넘게 지연된 사업을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권고안이 추진동력으로 자리잡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전력은 서마산변전소의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해 154kV 서마산분기 송전선로 증설사업을 추진해 왔다. 서마산변전소는 창원지역 15개 변전소 중 유일하게 단일 송전선로로 구성돼 있어 태풍 등이 발생했을 때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주민반발이 이어져 사업이 지연됐다. 2013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새로운 변경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모두 불발됐다.

이후 한국전력은 2020년 10월 송전선로 경로변경 승인을 받은 뒤 올해 6월 일부 공사에 착수하면서 11년 만에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월영마린애시앙 입주민들과 올해 개교한 고운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증설사업을 뒤늦게 파악하고 전자파 문제 등을 이유로 지역의 송전탑 및 송전선로 설치에 반발하면서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한국전력은 7월 주민설명회를 열면서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격렬한 반발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주민들은 서명운동, 1인 시위, 차량 및 자전거 시위 등을 진행하면서 반대운동을 지속해서 펼쳤다.

이에 창원시 시민갈등관리위원회는 8월 한국전력, 월영마린애시앙 공동비상대책위원회, 월영마을 공동비상대책위원회로부터 조정신청을 받은 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권고안 마련에 나섰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서 각 기관에게 갈등민원 조정신청제도를 권유하면서 조정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민갈등관리위원회 권고안은 화해·권고적 의미가 있지만 강제력은 없어 이후에도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창원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과 관련해 창원 시민갈등관리위원회 권고안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후 대응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