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을 또 추진할까?

한화생명은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가 자본확충 없이 순이익 증가만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힘들다는 시선이 보험업계에서 나온다.
 
한화생명 자본확충 다시 추진할까, 여승주 재무건전성은 미완의 숙제

▲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2일 한화생명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에 저축과 연금상품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대폭 늘었는데도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지급여력(RBC)비율만 놓고 봐도 6월 202.2%에서 9월 193.1%로 8.9%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72.3%포인트 떨어졌다.

보통 순이익이 증가하면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도 한화생명은 금리 상승으로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2019년 11월 34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했는데 매도가능증권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해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승주 사장은 내년 금리인상을 앞두고 채권 재분류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세워두고 있지만 이 것만으로 새 국제회계기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을 대비할 만큼 지급여력비율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화생명은 지금도 다른 보험사와 비교해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낮은데 2023년 보험사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 등이 도입되면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지급여력비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회사 24곳의 지급여력비율 평균은 272.9%인 반면 한화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같은 기간 202.0%에 불과하다. 

여 사장은 한화생명 서울 신설동 사옥 매각도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정부의 규제 등 영향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매각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 사장이 다른 보험사들처럼 자본확충을 위해 해외에서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길어 일반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때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2조563억 원에 이르는데 현재 이자를 갚는 데만 연간 1천억 원 가까운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