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물류센터를 확충하는 데 속도를 낼까?

이마트의 자회사로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SSG닷컴은 기업공개를 앞두고 총거래액을 늘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총거래액을 늘리려면 많은 주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규모 물류센터가 필수적이다.
 
이마트  SSG닷컴 성장의 키는 주문처리량, 강희석 물류센터 투자에 방점

강희석 이마트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


이마트가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에서 거래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물류센터에서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커머스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물류센터 확충을 통해 하루 최대 주문처리량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이마트가 올해 보여주고 있는 행보를 보면 총거래액 증가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마트는 6월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4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르면 4분기에 인수작업이 마무리된다.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 기준으로 거래액 17조 원 이상을 보였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자회사로 두게 되면 총거래액에서 단숨에 네이버의 뒤를 이은 2위에 올라서게 된다.

자회사 SSG닷컴의 행보도 비슷하다.

SSG닷컴은 7월 수도권에서만 실시하던 새벽배송을 충청권으로 넓히면서 총거래액 확대에 힘을 줬다. SSG닷컴이 강점을 보이는 신선식품과 식료품의 거래액을 늘리려면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 새벽배송시장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SSG닷컴이 기업공개를 서두르는 이유도 총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SSG닷컴을 상장해 확보하는 자금을 총거래액 증가를 위한 물류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는 것이 이마트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마트가 총거래액 증가를 뒷받침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물류센터 확충에는 다소 느린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SSG닷컴) 등 인수합병에 열을 올리고 있어 총거래액과 기업가치 상승이 전망된다”며 “하지만 물류센터의 하루 최대 주문처리량 증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총거래액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마트가 물류센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다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예상보다 덜할 수 있고 SSG닷컴 성장도 담보하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강희석 사장의 고민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현재 SSG닷컴의 하루 최대 주문처리량인 14만 건을 2025년까지 36만 건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온라인부문과 관련한 하반기 추진전략을 공개하며 “지속성장을 위한 주문처리량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가동율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이런 목표를 위해 이마트 매장을 적극적으로 리뉴얼(재단장)해 매장에서 온라인 주문건을 처리하는 PP(피킹앤패킹)센터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PP센터 확대에 기대기에는 물류 처리능력을 확충하는 속도가 역부족일 수 있다. 하나의 PP센터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약 500~1천 개인 만큼 PP센터를 빠르게 확대한다고 해도 큰 효과를 얻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강 사장이 앞으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센터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마트  SSG닷컴 성장의 키는 주문처리량, 강희석 물류센터 투자에 방점

▲ SSG닷컴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003'. <신세계>


SSG닷컴에 따르면 네오센터는 SSG닷컴 물류체계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3호센터 네오003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최대 3만5천 건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PP센터 최소 35곳의 물량을 혼자 책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네오센터는 예전부터 이마트의 관심사였다. 이마트는 2018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네오센터4호 센터를 경기 하남에 짓겠다는 안건을 처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반발 탓에 네오센터를 확대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 현재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후보지 몇 곳을 물색하고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렇다 할 진척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네오센터4호 센터를 건설하겠다는 의지가 아직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 협의만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조만간 네오센터 추가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

네오센터 투자는 기존에 이마트가 담당했지만 2018년 12월 SSG닷컴 출범 이후 관할권이 SSG닷컴으로 넘어갔다.

SSG닷컴 이사회는 2020년 7월 회의를 열고 네오센터 4호센터를 뜻하는 ‘NEO Q’ 부지와 건축물 매입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가결하며 투자 의지를 보였다.

SSG닷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규모 물류센터가 지역사회의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정도가 약해진 만큼 네오센터 투자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SSG닷컴이 보유한 네오센터는 현재까지 모두 3개다. 2014년 경기 용인에 1호 센터를 연 이후 2016년 2호 센터(김포센터), 2019년 3호 센터(김포2센터)를 차례로 열었다.

강 사장은 물류센터의 대규모 확대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기존 네오센터와 PP센터의 가동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물류에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하반기에 PP센터와 네오센터의 가동시간을 각각 2만 시간, 1만 시간 늘리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