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이촌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위해 디에이치를 꺼낼까?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리모델링사업에서 처음으로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해 수주를 따낼지 시선이 몰린다.  
 
현대건설 이촌 한가람 리모델링 수주 전력, 윤영준 디에이치 꺼낼 태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13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는 10월 용산구청에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가람아파트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아파트단지다. 세대 수는 리모델링을 통해 2036세대에서 2341세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11월에 조합을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사 선정은 2022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가람아파트는 용적률이 358%인데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면 용적률이 515.98%로 늘어나며 전체 세대수도 2천 세대가 넘는 큰 규모여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적률은 도시정비사업을 할 때 고려되는 중요한 사업요소 가운데 하나다. 용적률이 높아질수록 건축할 수 있는 연면적이 넓어져 수익성이 높아진다. 조합원 입장에서도 용적률이 높아지면 부담이 준다.

현대건설은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따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현대건설은 6월12일부터 6월20일까지 열린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리모델링사업에서 디에이치를 언급한 것은 한가람아파트가 처음이다. 그동안 한남3구역, 반포주공1단지, 서울 마천4구역, 개포주공 1·3·8단지 등 굵직한 재개발·재건축사업에만 디에이치 브랜드를 선보였다.

서울의 대표적 부촌 가운데 하나인 동부이촌동에 위치하면서 대규모 단지를 구성한 한가람아파트를 수주하는 것이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가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재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두고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수주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써밋, DL이앤씨는 아크로라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지니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물산의 래미안, GS건설의 자이도 하이엔드 브랜드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 사장으로서는 가장 먼저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 사업을 따내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리모델링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내년에는 리모델링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가람아파트 수주가 앞으로 펼쳐질 리모델링 수주전에서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리모델링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을 꺼리지만 이촌동에서 만큼은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촌동에는 한가람아파트, 강촌, 한강대우, 한강맨션, 이촌우성, 코오롱아파트 등 여러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남향으로 한강이 보이는데다 지하철4호선이 바로 앞에 있어 초역세권 단지로 평가 받는다. 

이에 더해 초중고교들이 가깝게 위치해 있고 생활 편의성도 높아 뛰어난 입지로 평가되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코오롱아파트(공사비 3500억 원) 리모델링사업은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고 한강맨션(공사비 6225억 원) 재건축사업을 두고도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내부 브랜드 심의위원회에서 디에이치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며 “이촌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에 디에이치 적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