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석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이사가 오픈몰 굳닷컴을 중심으로 온라인 가구유통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가 전자상거래(e커머스)분야에서 이른바 ‘볼트온전략(인수합병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명성이 높은 만큼 신세계까사에서도 이를 통해 굳닷컴의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신세계까사 온라인 키운다, 최문석 여기어때에서 보여준 솜씨 재현 기대

▲ 최문석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이사.


5일 신세계까사에 따르면 최 대표는 이날부터 정식으로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향후 경영방향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내용이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신임 대표이사가 전자상거래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만큼 온라인몰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가구유통업은 수입가구 유통 등과 함께 신세계까사의 중점사업 가운데 하나다.

신세계까사 2020년 7월 자사몰 까사미아몰의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을 새 단장해 가구와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오픈몰 굳닷컴을 만들었다.

신세계까사는 굳닷컴에 소비자 중심 인터페이스, 정보교류 중심의 콘텐츠, 무료배송 등 국내 주요 온라인플랫폼들의 장점을 녹여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굳닷컴은 새 출범 이후 반년 만인 2021년 1월 매출이 2020년 1월보다 153%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2분기 굳닷컴 성장과 프리미엄 수입가구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 483억 원을 내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이 26.1% 늘어났다.

앞으로 성장방향은 국내외 신진 가구 및 생활용품 브랜드에 투자하고 연관 플랫폼을 인수해 입지를 더 확대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서 최 대표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이베이코리아와 에누리닷컴, 여기어때 등 여러 플랫폼을 업계에 안착하고 성장시킨 주역이라는 말을 듣는다.

최 대표는 연세대학교(86학번)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와튼스쿨 MBA를 수료하고 부즈알렌해밀턴그룹에서 컨설턴트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써머즈플랫폼 대표이사, 여기어때컴퍼니 대표 지낸 전자상거래분야 전문가다.

경영스타일을 살펴보면 인수합병을 통해 플랫폼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볼트온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이베이코리아에서는 G마켓 인수를 총괄해 국내 전자상거래 1위 자리를 굳히면서 10년 넘게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에누리닷컴 운영사 써머즈플랫폼에서는 그린웍스, 스윗트래커, 쉘위애드 등 전망이 밝은 소비자용품 플랫폼들을 인수해 흑자전환시키는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까지 대표직을 맡았던 여기어때에서는 맛집 추천 플랫폼 망고플레이트를 인수해 숙박과 맛집 플랫폼의 시너지효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어때 매출은 2018년 686억 원에서 2019년 1027억, 2020년 1287억 원으로 늘었다.

이런 최 대표의 경력은 이제 막 온라인 가구유통시장에 뛰어든 신세계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구업계에서는 온라인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갈리는 양상을 보인다. 온라인 쇼핑환경을 개선하고 배송 서비스에 신경 쓴 회사들은 실적이 뛰었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는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틈을 노려 가구업계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기업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가장 주목받는 곳이 가구·생활용품 플랫폼 '오늘의집'이다. 오늘의집은 국내 1위 가구 및 생활용품 쇼핑 앱으로 연간 거래액이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매출은 759억 원으로 2019년보다 매출이 212% 늘었다.

국내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위협이 되는 회사로 이케아코리아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 오늘의집을 꼽으며 향후 업계 주도권이 가구기업이 아닌 오늘의집과 같은 플랫폼기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가구유통업에 뛰어들었는데 플랫폼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이커머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10월1일 최문석 전 여기어때컴퍼니 대표를 신세계까사의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임병선 전 대표는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으로 합류해 또 다른 신사업 발굴을 책임질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까사는 2020년 매출 1633억 원, 영업손실 106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38% 늘었고 영업수지 적자는 28.29%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