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간편결제시스템인 ‘GS페이’의 시장 안착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결제시장의 강자와 맞서야 하는데, GS리테일은 전국적으로 오프라인 거점이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간편결제 GS페이 안착하나, 허연수 전국적 매장을 강점으로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4일 GS리테일 안팎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허 부회장은 올해 8월 KB국민은행과 KG이니시스와 손잡고 출시한 간편결제시스템 GS페이의 시장 안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간편결제는 여러 단계의 인증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신용카드나 계좌를 사전에 등록한 뒤 비밀번호나 지문 등의 방식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처음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유통기업들도 최근 간편결제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GS리테일은 GS페이로 결제한 고객에겐 결제금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고 있는데 10월에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GS리테일은 10월 GS25, GS샵, GS더프레시, GS프레시몰, 랄라블라 등 5개 유통채널이 한데 뭉쳐 10월 한 달 동안 ‘상상초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GS페이로 5천 원 이상을 처음 결제하면 3천 원을 GS&POINT로 돌려준다. 또 GS샵에서 GS페이로 5만 원 이상을 결제하면 1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허 부회장이 GS리테일의 GS페이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은 고객을 붙잡아두는 락인효과(자물쇠효과)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한번 자체적 페이 사용을 시작하면 편의성 때문에 페이를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충성고객을 오래 잡아두고 이를 통해 매출 확대까지 꾀할 수 있다.

또 페이는 자사몰을 통한 D2C(판매자-소비자 직접판매)를 강화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자사몰을 키우면 다른 유통 플랫폼에 입점하는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

허 부회장은 현재 GS리테일의 온라인 통합몰 ‘마켓포’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GS페이를 활성화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간편결제시장 자체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0 지급결제보고서’에서 ‘하루평균 간편결제와 송금서비스 이용금액’을 살펴보면 국내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2016년 640억 원에서 2020년 4490억 원으로 5년 동안 7배 이상 커졌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비대면 소비가 확대됨에 따라 할인이 자동 적용되고 페이백, 적립금 등도 제공받을 수 있는 간편결제시장의 규모는 더 가파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시장은 네이버페이가 거의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가 ‘국내 최대 포털’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3천만 명을 가입자로 확보했고 점유율은 44%에 이른다. 그 뒤를 삼성페이, 페이코, 카카오페이 등이 뒤따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시장이 소수의 상위 사업자로 빠르게 과점화된 상황에서 GS페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별한 경쟁력이 필요하다.

편의점 간편결제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를 품는 시선도 존재한다.

GS리테일의 경쟁사인 BGF리테일은 이미 2017년 국내 최초의 편의점 간편결제서비스인 ‘CU 바이 셀프’를 출시했다. 하지만 편의점 위주로 활용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GS리테일은 GS칼텍스 등 GS그룹 계열사와 연계를 강화해  GS페이의 사용처를 최대한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등 제 3자 업체와 GS페이 제휴를 확대하고 최근 GS리테일이 인수한 요기요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GS리테일이 전국 각지에 GS25 등 1만6천여 개의 매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네이버페이 등과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도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프라인부문은 아직까지 카드사의 영향력이 더 크지만 변화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간편결제 내 선불충전 및 제로페이의 지역사랑상품권 사례를 볼 때 소비자는 일정수준 이상의 혜택을 제공했을 때 결제수단을 변경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