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박정림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KB증권이 KB금융그룹 비은행계열사에서 제일가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부문 모두 호황기 속에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두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인 MZ세대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오늘Who] KB증권 그룹 효자로, 박정림 김성현 이제 MZ세대에 열중

박정림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


23일 금융권 따르면 KB증권은 한때 '불확실한 유망주'였던 신세에서 확실히 벗어나 KB금융그룹 비은행계열사의 실적을 앞장서 이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3772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7% 늘어났다.

증시 활황이 지속하면서 자산관리부문에서 순이익이 92.8% 늘어났고 기업공개시장도 활발해 기업금융부문에서 순이익이 32.5% 증가했다.

상반기 KB증권은 KB금융그룹 계열사 전체 순이익의 14.4% 비중을 차지했다.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여도가 10%를 넘는 곳은 KB증권 한 곳 뿐이다.

KB증권은 2016년 말 현대증권과 통합 출범 이후 박 사장과 김 사장이 취임한 2019년까지만 해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여왔다.

2019년 KB금융그룹 전체 계열사 순이익에서 KB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3%다.

자산비중이 전체의 9.2%를 차지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성적이 기대에 못미쳤던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증시 호황기에 제대로 올라타면서 지주 순이익 기여도를 대폭 높였다.

푸르덴셜생명 편입 등으로 전체 계열사에서 차지하는 자산비중은 소폭 낮아졌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오히려 2배에 가깝게 늘어났다.

KB증권은 이런 호조세를 바탕으로 올해 7월에는 처음으로 중간배당 700억 원을 실시하며 지주의 곳간을 채우기도 했다.

박 사장은 KB국민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9년 KB증권 사장으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주로 은행에서 경력을 쌓아 증권 비전문가 출신이라는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다.

당시 KB증권 노동조합은 은행 출신 인사 임명과 각자대표체제 유지에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산관리 전문가인 박 사장과 기업금융 전문가 김 사장이 각자의 영역에서 역대급 성장을 이끌게 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성공한 인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두 사장은 2019년부터 임기를 시작해 2년 임기를 마치고 2020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이들은 장기적으로는 MZ세대를 잡는 것이 앞으로 성장의 핵심이라고 보고 젊은 고객잡기와 기업문화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13일 KB증권이 내놓은 체크카드 '에이블 스타플러스(able Star+)'의 혜택을 살펴보면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디지털 콘텐츠(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멜론 등 6개 가맹점) 20% 할인을 제공한다.

KB증권은 실적조건을 만족하는 이용자에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마블과 마블미니에서 국내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쿠폰 5천 원권을 제공하며 체크카드 상품을 주식거래와 자연스럽게 연계했다.

MZ세대 겨냥앱 '마블미니'도 출시된 지 3주 만에 내려받기 수 10만 회를 넘겼으며 이후 채 2주가 지나지 않은 17일 20만 내려받기를 달성했다.

두 사장은 내부적으로도 '젊은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KB증권은 세대간 화합을 위해 MZ세대 직원들과 박 사장, 김 사장이 함께 진행하는 'CEO 타운홀 미팅'을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고 있다.

여기에 △MZ세대 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는 '아이디어 보드' △MZ세대 직원들이 멘토가 되고 임원들이 멘티가 되는 역멘토링 프로그램 '리버스 멘토링' 등 다양한 기업문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