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MZ세대 되돌려야 대선 이긴다, 이재명 이낙연 뜨거운 구애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후보들이 MZ세대(1980~2004년 출생)의 마음을 얻기 위해 뛰고 있다.

일자리와 부동산정책과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문제라 아직 반응은 미지근하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앞다퉈 청년층 공약을 내놓으면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이 지사는 청년노동자의 열악한 지위에 주목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본인이 '소년공'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그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청년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며 얼마만큼의 비용을 아끼고 돈을 벌었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최근 벌어진 20대 청년노동자의 창문 외벽 추락사고와 24살 노동자 김용균씨의 죽음 등도 들었다. 그러면서 안전사고의 외주화, 불법 하도급 등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2일 강원 지역순회 경선 연설에서 일자리와 부동산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2030세대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청년들에게도 일자리와 소득이 보장되고 불안한 미래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을 나와 회사에 들어가는 평균나이가 30세를 넘었다.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해도 내 집 마련 걱정에 결혼을 미룬다. 이제 바꿔야 한다. 지금 여러분의 선택에 대한민국의 흥망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사는 6일 페이스북에서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게 MZ정책’이라는 제목으로 군대 내 부조리문제에 공감한 글을 올리며 남성 청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썼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단숨에 여섯편 시청했다. 가혹행위로 기강을 유지해야 하는 군을 강군이라 부를 수 없다”며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 반드시 바꾸겠다. 청년들에게 미안하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으로 보이겠다. 그때서야 비로소 청년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그동안 2030세대 지지율이 취약한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최근 청년층의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3일 발표한 다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살펴보면 이 지사는 27.8%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이 지사는 만18~29세에서는 14.9%, 30대에서는 22.9%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만18~29세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26.4%)와 홍준표 의원(25.5%)이 이 지사보다 많은 지지를 얻었다. 30대에서는 이 전 대표(24.7%)와 홍 의원(22.7%)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TBS의뢰로 10~11일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이는 이 지사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민주당 자체가 2030세대 가운데 특히 20대로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앞서 언급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13일 내놓은 정당 지지도 조사를 살펴보면 만18~29세에서 국민의힘은 39.1%, 민주당은 30.3%로 조사됐다. 30대에서 국민의힘은 31.9%, 민주당은 34.5%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이나 일자리문제에서 공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청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요인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며 “이 지사의 개인기로 청년층 지지율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청년층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5월 초 대선행보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청년층을 만나 고충을 듣는 데 주력했다. 

이 전 대표는 5월10일 대선공약 준비를 위한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을 공식 출범하면서 “지금은 불안의 시대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국가와 사회를 향한 믿음을 무너뜨린다”며 “4·7재보궐선거 이후에 한 달 동안 전국을 돌며 많은 분을 봤다. 주로 청년들을 만났다. 청년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목돈을 모을 방법이 보이지 않으니 주식이나 비트코인으로 몰려간다. 비트코인에는 국가가 없다”며 “이런 불안의 시대에 국가는 개개인의 삶을 지켜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청년 주거급여제도, 군복무를 마친 남성에 사회출발자금 지원, 1인가구 전용주택 공급 확대, 지옥고(지하·옥탑방·고시원) 거주 청년의 주거상향 지원사업 등 2030세대를 위한 세심한 공약을 발표했다. 또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를 직접 체험해보거나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이들을 만나 활발하게 소통했다.

2030세대는 ‘정의’와 ‘공정’ 등의 가치에 민감한 세대로 비교적 정당 지지성향이 뚜렷한 기성세대와 달리 현안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꾸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 촛불시위와 제19대 대통령선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불공정' 이슈에 일자리 부족, 높은 집값 등 생활문제가 겹치면서 집권여당을 향한 반발심리가 커져 결국 4·7재보궐선거에서 등을 돌렸다.

이에 민주당은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청년층의 마음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벌여왔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젊은 30대 당수가 등판하면서 마음이 더욱 급해졌다. 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청년층이 보수야당을 더 주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노력은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속에서 청년층 일자리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고 부동산시장도 자산가격 상승 흐름 속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과 정부는 일단 청년정책 마련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8월 말 발표한 ‘2022년 예산안’을 보면 전체 예산 604조 원 가운데 청년층에만 23조5천억 원을 지원한다. 이는 2021년 청년층 예산규모보다 3조3천억 원(16.3%) 늘어난 것이다.

일자리, 자산형성, 주거, 교육·복지·문화 등 4대 분야로 나눈 청년특별 정책을 통해 고용과 부동산 등에서 소외감을 느낀 청년층을 돕겠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신속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원스톱’ 통합심의를 규정하고 사전청약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집값의 10%만 보증금으로 내면 10년 동안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다 최초 확정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제도인 ‘누구나집’ 시범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6개월 정도 남았다. 여권의 청년층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시선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

[편집자주]

시대의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빠르게 대체하고 메타버스라는 사이버세계가 광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은 생활양식의 변화를 물론 사고방식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상생, 동반성장, 사회적 가치 같은 개념은 이미 기업 경영의 기본이념이 된 지 오래고 ESG, 탄소중립, MZ세대 등 새로 등장한 개념들조차 벌써 낯설지 않은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됐다.

재계는 어느 때보다 긴장한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읽지 못하면 금세 뒤처질 수 있다. 기업들이 리더십을 다시 꾸리고 미래 세대를 탐구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정치권에는 30대 제1야당 당수의 출현으로 이미 세대교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2022년은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1부. 재계는 리더십 세대교체 중

2부. 기업의 미래 세대 읽기

3부. 새로운 세대가 바꾸는 기업문화

4부. 2022선거 2030이 결정한다
1. 국민의힘
2. 민주당
3. 정치인 세대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