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를 잇는 세계적 히트상품을 키우기 위해 미국에서 냉동식품을 비롯해 가공밥, 김, 치킨, 소스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는 올해 안에 ‘차세대 K-푸드’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지만 해외시장 공략에 실패했을 때 비용 등 측면에서 손실이 큰 만큼 후보를 낙점하기까지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이을 K-푸드 발굴 신중, 최은석 실패 안 된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


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국에서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와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 ‘고메’ 제품을 중심으로 비비고 만두의 흥행을 이을 차세대 K-푸드 후보를 찾고 있다.

현재는 미국에서 가공밥이나 김, 치킨 등 비비고와 고메 제품을 현지인 입맛에 맞춰 출시한 뒤 판매 매장을 점차 늘리며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최근에는 고추장을 현지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매운맛 소스 ‘비비고 갓추’를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 가운데서도 특히 미국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미국은 시장규모가 크고 세계 식품시장의 중심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다른 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한 충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비비고 만두의 사례에만 비춰봐도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덕분에 2020년 연간 매출 1조 원을 넘을 수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4200억 원어치 팔렸다.

최 대표는 식품사업부문에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려면 차세대 K-푸드가 꼭 필요하다고 바라보면서도 유독 후보 선정에 신중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성공공식에 비춰 해외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제품 가짓수와 관계없이 실적에 충분한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비비고 만두만 해도 미국이나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공장을 짓고 현지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관세와 운송비 등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특정 제품에 ‘올인’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크다. 

비비고 만두처럼 세계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면 다행이지만 소비자 사이 유행이 변해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경쟁 제품이 등장하면 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볼 때 최 대표가 후보 선정에 공을 들이는 일은 공장을 짓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사전작업으로도 보인다.

최 대표는 올해 3월 열린 CJ제일제당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국에서는 신선식품 채널을 확대하고 ‘넥스트 만두’ 제품을 발굴해 사업화를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CJ제일제당에 취임한 뒤 건강기능식품, 레드바이오(제약) 등 CJ제일제당의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본업인 식품사업의 외형 확장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식품전략기획실을 신설하고 올해 식품사업에만 61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CJ제일제당의 도약을 이끌기 위해서도 비비고 만두를 이을 흥행제품이 꼭 필요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사업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미래 비전을 그리고 있는데 CJ그룹의 대들보격인 CJ제일제당이 여기서 빠질 수 없다. 이 회장은 강신호 전 대표이사 때부터 비비고 만두를 이을 흥행제품 발굴을 계속 주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비비고 만두 등 제품의 해외판매가 크게 확대되면서 식품사업부문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비고 만두 매출만 지난해 1조 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은 2020년에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 매출 14조1637억 원, 영업이익 1조415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73%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