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 대표이사 겸  GS그룹 회장이 앞으로 인수합병 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GS그룹은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탐색전을 펼치며 다른 주요 그룹과 비교해 사업 다각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늘Who] GS 성장동력 탐색 끝났다, 허태수 다음은 배터리소재인가

허태수 GS 대표이사 겸 GS그룹 회장.


그러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내 1위 보툴리눔톡신 기업 휴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을 계기로 정유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방향을 확실하게 잡은 것으로 보인다.

25일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허 회장이 외부기업 지분투자 대상을 앞으로 더욱 확대하고 투자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허 회장은 지금까지 주로 기존 사업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 분야에 비교적 적은 규모로 지분투자를 진행했으나 앞으로는 새로운 사업으로 지분투자 대상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사업 등과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에 300억 원을 투자한 일이나 베트남 세차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사례 등은 모두 GS그룹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주유소나 차량정비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8월 들어 GS그룹이 음식배달과 유통 플랫폼 요기요에 진행한 지분투자나 바이오 의료기업 휴젤 인수 컨소시엄에 투자한 사례를 살펴보면 투자규모도 수천억 원 대로 커지고 분야도 다양해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허 회장이 취임한 뒤 GS그룹에서는 그동안 보여왔던 안정적이고 보수적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혁신 준비작업이 있었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팀의 이름을 미래사업팀으로 바꾸고 외부인력을 충원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하기도 했다.

GS그룹이 기존에 주력사업으로 꾸려왔던 정유사업이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을 맞아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다가 허 회장의 혁신의지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올해 경영화두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허 회장이 다음 행보로 전기차소재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있다.

허 회장은 올해 고위 경영진과 함께 양극재 생산업체 코스모신소재의 충주 공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GS그룹은 에너지 및 주유소사업을 하고 있어 2차전지 원료부터 공급사슬(서플라이체인)의 마지막 부분인 충전서비스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배터리사업 진출도 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기술이 접목된 친환경,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GS그룹은 앞으로 투자를 진행할 재무체력도 상당하다.

지주사 GS는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을 1조6266억 원을 들고 있고 총차입금 의존도도 37.9%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보툴리눔톡신기업 휴젤에 1억5천만 달러(한화 약 175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특수목적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 

GS그룹은 앞으로 추가적 투자를 진행해 미래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찾고 사업 외연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GS관계자는 "휴젤 인수를 계기로 기존 산업바이오와 시너지를 내고 바이오사업 플랫폼을 육성할 것이다"며 “바이오사업이 미래 성장동력에 한 축을 담당하게 될 분야인 것은 맞지만 다른 분야로도 넓은 시야를 갖고 투자를 진행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