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경영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부사장이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HYK파트너스에서 제기한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한 고비를 넘겨 앞으로 경영 영향력을 확대하며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한진 주총 표대결 승리 조현민, 신사업으로 영향력 더 확대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


HYK파트너스는 정기 주주총회에 올린 주주제안에서 이사 수 확대와 신규이사 선임을 제안하는 배경을 두고 재벌일가 중심의 폐쇄적 경영에 적절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특히 HYK파트너스는 조 부사장이 추진하는 신사업을 문제로 삼으며 미래성장전략위원회 설치도 제안했지만 주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주주총회 문턱을 넘지 못함에 따라 앞으로 조 부사장의 경영활동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은 한진에 몸담은 이후 미래사업을 기획하면서 줄곧 상생이나 친환경,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유가치(CSV) 창출에 초점을 맞췄는데 앞으로 그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택배노동자 과로사문제가 촉발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진 만큼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된 사업도 추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진이 최근 인공지능 전문기업 모아데이타와 택배기사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헬스케어 솔루션을 구축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맥이 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조 부사장이 공유가치 창출에 방점을 둔 사업들로 한진 안에서 지배력을 키운 다음 등기이사에 올라 본격적으로 경영을 꾸려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조 부사장이 한진에 들어오면서 새롭게 추진한 사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굵직한 사업은 아니지만 스타트업 육성이나 지역경제와 관련돼 있어 향후 확장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소규모 택배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에 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원클릭 택배서비스’나 선불카드와 배송을 결합한 ‘과일기프트카드사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진에 따르면 원클릭 택배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가입 고객회사가 1만3천 곳을 넘어섰고 과일기프트카드사업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원클릭 택배서비스나 과일기프트카드사업은 한진에서 추진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맞닿아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스타트업과 제휴하고 투자를 진행해 외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한진의 프로젝트다.

한진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심물류사업’을 꾸려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심물류사업은 한진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도심 속 물류공간을 외부의 다양한 업체에 공유하고 택배사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화주회사로서는 한진의 물류공간을 기반으로 당일배송을 이룰 수 있고 한진은 제휴한 스타트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택배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익이 된다.

한진 관계자는 “한진이 추구하는 도심물류사업은 스타트업 등 다양한 경제주체와 연계해서 택배물류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고객회사의 물품을 입고부터 배송까지 전담해 처리하는 풀필먼트서비스보다 넓은 개념이다”고 말했다.

유통사업과 융합 및 협력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가 최근 물류업계에서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조 부사장은 한진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열린 사업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은 2005년 LG애드에서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광고기획을 체계적으로 배워 광고기획,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0년에는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랐고 정석기업 등기이사와 한진에너지 등기이사를 거쳤다.

2019년에는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 전무를 맡아 한진그룹의 마케팅 전반을 책임졌으며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