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판세 불리해진 박영선, 지역별 맞춤공약으로 바닥 훑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가 22일 서울 성동구 경수초등학교의 급식 현장을 찾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후보가 지역별·계층별 맞춤형 공약을 통해 표심 공략에 나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투기 의혹 등으로 여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이 큰 만큼 정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후보는 22일 서울 광진구 일대에서 지역 공약을 알리는 ‘광진구 대전환, 합니다 박영선!’ 행사를 열고 “저평가된 광진구 도시 관리계획을 대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서 잠실역 사이 구간 지하화, 광진구청 신청사 부지에 ‘K-콘텐츠 결합 미디어교육센터’ 설립 등 광진구 관련 공약을 내놨다.

박 후보는 18일에는 종로구와 영등포구, 20일에는 성북구와 중랑구 등 강북지역, 21일에는 강남 3구 등 거의 매일 서울 각 구를 돌며 구별로 맞춤형 공약을 내놓고 있다. 

지역뿐만 아니라 계층별 맞춤형 공약을 내놓는 데도 적극적이다.

16일에는 한국노총을 찾아 노동 관련 공약, 17일에는 벤처혁신 간담회를 열고 벤처기업 관련 공약, 21일에는 탄소중립 관련 공약 등을 비롯해 22일에는 유치원 무상급식 공약을을 내놓았다.

박 후보가 이처럼 정책공약에 집중하는 것은 불리해진 선거판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5~19일에 실시해 22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지지도는 28.1%로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26.2%로 국민의힘 지지도 38.9%와 비교하면 오차범위를 넘어 열세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낮아지는 흐름에 따라 박 후보와 여권 단일화 후보의 가상대결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야권 후보에 밀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19~20일 실시해 22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이 가상대결은 35.6% 대 52.3%, 박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사이 가상대결은 36.8% 대 50.6%로 조사됐다.

여당을 향한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받아 판세가 불리해지는 만큼 박 후보로서는 정당보다는 후보자 개인의 경쟁력을 대중에 각인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다.

공약 제시를 통한 정책역량 강조는 박 후보의 주요 강점으로 꼽히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수행을 통해 보여준 행정능력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야권에서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를 놓고 ‘정권심판’을 주요 화두로 꺼내고 있다는 점 역시 박 후보가 파고들 만한 지점이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인 만큼 서울시정에 집중할 시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걸고 있다.

박 후보는 22일 공약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정책대결이 시작되면 지금 서울을 위해서 몰입하고 '열일(열심히 일)'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서울시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은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후보이기 때문에 서울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안정적 시정운영이냐, 혼란을 초래할 시정운영이냐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