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은 전남 신안 해상 풍력발전사업에서 대형 풍력터빈 수주가 절실하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풍력터빈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대형 풍력터빈사업의 실적이 필요한데 박 회장으로서는 전남 해상 풍력발전사업이 해외진출 기반을 위한 실적을 쌓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두산중공업 신안에서 풍력터빈 수주 절실, 박지원 해외진출의 발판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회장.


2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8MW(메가와트)급 대형 풍력터빈의 사업실적(트랙 레코드)을 기존 계획보다 더 앞당겨 쌓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가칭)을 제정해 해상 풍력발전사업 준비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전남 신안 해상풍력발전을 비롯한 국내 풍력발전시장이 더 빨리 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남 신안에 3단계에 걸쳐 2030년까지 8.2GW(기가와트)규모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1단계에서 4.1GW 규모를, 2단계에서 2.1GW를, 3단계에서 2GW를 각각 조성한다. 총투자규모는 48조 5천억 원이다.

1단계 사업은 60MW급 압해풍력발전소 민간단지가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2022년부터, 3단계는 2024년부터 각각 시작된다.

두산중공업은 이와 관련해 신안 해상 풍력발전사업 투자에도 힘을 보태면서 풍력터빈 입찰에 참여할 계획을 세워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신안 해상 풍력발전사업 풍력터빈 입찰은 아직 구체적 세부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대규모 사업인 만큼 앞으로 입찰공고가 나온다면 참여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2022년 완료를 목표로 8MW급 대용량 풍력터빈을 국책과제로 개발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풍력터빈 선두기업들과 비교해 용량을 놓고 보면 뒤처져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내수 중심인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풍력터빈시장에서 상위 3개 터빈 제조사들이 점유율 69.9%를 차지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독일 지멘스가메사는 현재 2022년 생산목표로 11MW와 2024년 생산목표로 14MW급 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덴마크 베스타스는 최근 15MW급 초대형 해상 풍력터빈을 공개하며 2024년을 목표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9.5MW급 풍력터빈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스코틀랜드 킨카딘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단지에 공급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은 시장에서 개발된 풍력터빈 가운데 가장 대형화된 13MW급 풍력터빈 시험운전에 들어갔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풍력터빈이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에 있긴 하지만 바람 세기나 지형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적합한 터빈 크기를 발주한다”며 “다만 대형을 포함해 다양한 크기의 풍력터빈을 보유하고 있다면 입찰에 유리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3MW와 5MW급만 보유해 글로벌 수주 경쟁에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박지원 회장으로서는 글로벌 터빈 제조사들이 대용량 풍력터빈 개발에 열을 올리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만큼 8MW급을 서둘러 보유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절실하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8MW급을 앞세워 글로벌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사업실적(트랙 레코드)이 필요한데 전남 해상 풍력발전사업에서 풍력터빈 수주를 따낸다면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기회를 더 빨리 잡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터빈과 가스터빈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지만 국내시장이 다소 늦게 열려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다.

전남 해상 풍력발전단지는 두산중공업이 글로벌 풍력발전시장에 진출할 경쟁력을 갖출 국내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 사업의 본격화라는 점에서 박 회장은 풍력터빈 수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기업비전 등을 담은 두산중공업 통합보고서에서 “풍력발전 등 신사업이 두산중공업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업속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재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