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더 파워풀 하이브리드(THE POWERFUL HYBRID).’ 혼다코리아는 중형세단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앞에 이런 수식어를 단다.

하이브리드의 장점인 정숙성과 연비효율 대신 강력한 주행성능을 앞에 내세운 건데 혼다 특유의 기술적 자신감이 느껴진다.

혼다를 비롯한 일본차는 2019년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어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한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혼다코리아의 국내 판매 회복을 이끌 수 있을까? ‘기술의 혼다’가 야심차게 내놓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직접 타봤다.

◆ 하이브리드를 알리는 세련된 외관과 직관적 실내 디자인 

1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중형세단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시승행사가 열렸다.

어코드는 1976년 1세대 이후 현재 10세대까지 출시된 혼다를 대표하는 중형세단으로 국내에서도 혼다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이다.

혼다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북미에 이어 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에 처음 선보였는데 그만큼 판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파란색 바탕의 혼다 H마크 엠블럼이었다. 

전면부와 후면부에 놓인 하이브리드 전용 블루 H마크 엠블럼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에 세련미를 더하며 한눈에 이 차가 하이브리드임을 알게 했다.

측면에는 기존의 17인치가 아닌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는데 큼지막한 휠은 파워풀 하이브리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힘이 넘쳐 보였다.

개인적으로 외관보다 마음에 든 것은 실내 디자인이었다.

과하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스티어링휠에 놓인 버튼들이 직관적으로 다가왔다. 운전 중 스티어링휠 버튼을 통해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계기반을 조작할 때 어려움이 없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스티어링휠 위에 놓인 ‘HUD’ 버튼을 누를 때마다 내비게이션,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상태 등을 작지만 깔끔한 디자인으로 바꿔가며 띄웠다.
[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헤드업 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스트>

스티어링휠 왼쪽 면에 놓인 버튼으로는 계기반 화면을 조작할 수 있었는데 계기반 전체 화면이 화려하게 변하는 요즘 차와 달리 오른편에 속도 계기반을 남겨둔 채 왼편 화면만 차분하게 변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계기반은 스티어링휠의 조작에 따라 차량 상태를 보여주는 화면, 연비를 보여주는 화면, 뒷자석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보여주는 화면 등 10가지가 넘는 화면으로 변했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자그마한 휠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화면이 변해 여러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석 왼편 송풍구 아래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위치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버튼과 계기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휠이 있었는데 이 역시 운전 중 유용하게 쓰였다.

혼다코리아는 실내디자인을 놓고 “단순하지만 스마트하게 운전자가 운전의 즐거움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하는데 직접 시승해보니 그 뜻을 알 것 같았다.

뒷좌석은 중형 세단에 어울리는 편안함을 줬으나 어쩔 수 없는 내연기관차의 한계가 느껴졌다.

전기차시대에는 센터터널이 없어지며 평평한 2열 바닥공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가운데 앉았을 때 높은 센터터널이 더없이 불편하게 다가왔다.
[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실내 운전석 주변. <비즈니스포스트>

◆ 기존 어코드보다 한층 강화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

혼다코리아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특징으로 강력한 주행성능과 함께 강화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을 꼽는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외부상황을 인지해 사고예방을 돕는 혼다의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인 ‘혼다 센싱’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다.

운전 중 차로 안에서 안정적 운행을 지원하는 ‘차선유지 보조시스템(LKAS)’과 ‘도로이탈 경감시스템(RDM)’,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앞차와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감응식 정속주행장치(ACC)’와 ‘저속 추종시스템(LSF)’은 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며 운전의 피로감을 낮췄다.

사이드미러를 통해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해 알려주는 ‘후측방 경보시스템(BSI)’도 차선을 변경할 때 한 번이나마 양옆을 더 확인하게끔 하며 안전성을 높였다.

다만 이번에 시승을 하며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은 아직은 여전히 보조수단이라는 점을 여실히 느꼈다.

시승행사가 진행된 16일에는 낮 한 때 눈이 상당히 많이 내렸는데 차선이 눈에 덮여 보이지 않자 차량 역시 자연스레 차선을 놓쳤다.

눈 덮인 도로를 한동안 달리다보니 계기반에 ‘운전자 지원 시스템 일부 작동 불가: 레이더가 오염되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시스템이 멈추기도 했다.

혼다 센싱은 전면부 그릴 하단에 장착된 레이더와 전면 유리 윗부분에 탑재된 카메라 등을 통해 차량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데 주행 중 바퀴에서 튄 눈이 레이더를 가리자 시스템이 먹통이 됐다.

이날 오후에는 언제 눈이 내렸냐는 듯 해가 나고 눈이 녹았는데 이때야 비로소 오토 센싱의 쓰임새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회차 지점에서 찍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전면에 고드름도 얼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뒷좌석 안전벨트 알림기능이 적용됐는데 이 기능은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유용할 듯했다.

시승 중 뒷자리에 잠깐 앉았는데 안전벨트를 하지 않자 운전석에 앉았을 때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을 때처럼 경고음을 내며 안전벨트를 매게끔 했다.

후진 때 조수석 사이드미러 위치가 자동으로 조정되며 차량의 하방 부분을 비춰주는 기능도 적용됐는데 실제 써보니 사각을 줄이는 유용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열선 스티어링휠과 1열 통풍시트, 전면 와이퍼 결빙방지 장치 등도 적용돼 운전자의 쾌적한 운전을 돕는다.

편의사양이 다수 적용됐지만 트렁크를 자동으로 여닫는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트렁크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열렸지만 끝까지 활짝 열려면 손으로 밀어야 했고 닫을 때도 손으로 눌러야 했다.
[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주행 중인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 힘 넘치는 주행 성능 속 차분한 정숙함이 매력

시승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73km 떨어진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150km 코스에서 이뤄졌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혼다의 독창적 하이브리드 기술인 ‘혼다 스포트 하이브리드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 시스템’이 적용됐다.

혼다 스포트 하이브리드 i-MMD시스템은 2개의 모터와 2.0L 고효율 엔진을 통해 주행성능을 높인 점을 특징으로 한다.

2개의 모터는 최고 184마력, 2.0L 엔진은 최고 145마력, 모터와 엔진을 합치면 최고 215마력의 성능을 내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웬만한 내연기관차보다 힘이 좋았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혼다 스포트 하이브리드 i-MMD시스템은 주행상황에 맞춰 EV모드, 하이브리드모드, 엔진모드 등 3개의 주행모드를 자동전환해 연비 등 효율성을 높인다.

EV모드와 하이브리드모드에서는 엔진은 구동에 개입하지 않고 모터로만 움직이는데 모터 출력이 높은 만큼 대부분 운전상황을 담당한다. 엔진모드는 엔진으로 차를 직접 구동하는 편이 효율적인 고속주행을 맡는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1리터 당 도심 18.0km, 고속도로 17.0km의 연비를 보여 복합 17.5km의 연비를 낸다.

실제 시승에서는 양재에서 영종도를 갈 때는 1리터당 16.6km, 영종도에서 양재로 돌아올 때는 15.5km의 연비를 보였다.

갈 때 눈이 많이 와 제한속도보다 낮은 속도로 안정적으로 운행하고 돌아올 때 조금은 거칠게 운전한 점이 연비에 영향을 미쳤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할 때 주행 성능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 부분이 정숙성이었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전기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기존보다 2개 더 늘어난 10 스피커 시스템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정숙함 속에서 고속으로 달릴 때도 입체감 있는 소리를 전달했다.

전자식 버튼타입 변속기 아래 놓인 버튼을 통해 연비 주행에 최적화한 ‘에콘(ECON)모드’, 가속 반응을 극대화한 ‘스포트(SPORT)모드’, 전기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최대화하는 ‘이브이(EV)모드’를 선택해 주행할 수 있는 점도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다만 스포트모드에서 가속감을 높이기 위한 가상 소리인 '액티브 사운드컨트롤(ASC)'이 적용됐지만 그릉 거리는 듯한 소리의 강도가 좀 약한 점은 아쉬웠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3056대의 완성차를 파는 데 그쳤다. 2019년보다 절반 이상, 1만 대 이상 팔았던 2017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2019년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크게 줄었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세워 판매 회복을 노린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의 판매 목표로 3천 대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판매목표로 잡은 6천 대의 절반을 차지한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혼다코리아가 올해 1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함께 출시한 차량이다. 뉴 CR-V 하이브리드 역시 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같은 혼다 스포트 하이브리드 i-MMD시스템을 탑재해 ‘더 파워풀 하이브리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이들의 판매성과는 올해 목표뿐 아니라 앞으로 혼다코리아의 중장기 친환경차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1월28일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뉴 CR-V 하이브리드의 온라인 론칭행사에서 “혼다코리아는 앞으로 국내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을 2024년 80%까지 늘리겠다”며 “이를 위해 혼다의 독자적 기술이 담긴 친환경 모델을 지속해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는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별도의 선택사항(옵션) 없이 한 가지 트림(등급)으로 내놨다. 가격은 4570만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시승기] 혼다코리아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강력한 주행성능 매력적

▲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