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다음 당대표 도전자들이 재보궐선거 뒤 열릴 전당대회를 벌써 바라보며 몸을 풀고 있다.

17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다음 당대표에 도전할 후보군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며 물밑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홍문표 조경태 윤영석, 국민의힘 당대표 바라보며 벌써부터 몸 풀어

▲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왼쪽부터), 조경태 의원, 윤영석 의원. 


4선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이날 중도일보 인터뷰에서 “흔들리는 대한민국과 당을 재건하고 국민에 봉사하라는 요청에 부응하려고 한다”며 당대표 도전의 뜻을 밝혔다.

홍 의원은 “당 사무총장과 조직위원장 등을 맡으며 다진 조직 장악력과 조직 운영능력을 극대화하면 대통령선거 승리를 이끌 수 있다”며 다음 당대표로서 강점을 과시하기도 했다.

5선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16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회자로부터 ‘당대표에 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자 “당원과 국민들이 어떤 역할을 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면 겸허하게 당대표선거를 통해 평가를 받고 싶다”고 도전 의지를 보였다.

앞서 3선의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은 이미 지난해 10월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바 있다. 가장 먼저 당권 레이스를 시작한 만큼 당내 지지를 얻기 위한 활동도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로서는 홍 의원과 조 의원, 윤 의원 등 세 명 정도가 당대표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당내 영향력 있는 다선 중진의원들이 다음 당대표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예측이 많다.

특히 최다선인 5선의 주호영, 정진석, 서병수 의원 등이 자주 거명된다. 이들은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당내 조직력도 막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 의원과 정 의원은 원내대표, 서 의원은 부산시장 경험이 있다.

원외인사인 김무성 전 의원도 다음 당대표후보로 꼽힌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에서 이미 여당 대표를 지내며 20대 총선 등 전국 단위의 선거를 지휘한 적이 있다.

제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뒤 정치권과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김 전 의원이 주도한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를 야권의 대통령선거 플랫폼으로 만들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현재 ‘더 좋은 세상으로’에는 다수의 전현직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야권 대선주자와 서울시장후보 등이 강연을 진행하며 자신의 정견을 홍보하는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4월 재보선이 다음 당대표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잠재적 당대표후보들 역시 재보선의 진행상황과 결과를 살피며 정치적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문제도 다음 당대표 경쟁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 4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모두 차지한다면 자연스레 김 위원장의 추대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당 외부인인 김 위원장의 지지기반이 든든하지 못한 데다 특유의 '독선적 당운영'에 관한 불만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 김 위원장이 당대표로 이어간다는 데는 회의적 시각이 더 많아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재추대 가능성은 단 1%도 없는 것 같다”며 “일반당원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을 향한 반감이 상당하고 원내에서도 지지를 받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