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적용받아 내년 2월28일까지 시간을 벌었다.

다만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부품 납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평택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쌍용차 자율구조조정으로 2개월 시간 벌어, 부품 확보는 아직 불투명

▲ 쌍용자동차 로고.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쌍용차가 21일 신청한 법인회생 신청서,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자율 구조조정(ARS) 프로그램 신청서 등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의 구조조정에 관한 협의를 지원하기 위해 2021년 2월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고 말했다.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잠시 미뤄주는 것을 의미한다.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함께 신청한 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도 법원이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쌍용차는 임금과 조세, 수도세와 전화세 등을 제외하고 모든 채무 상환의무가 일시 정지된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할 때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를 말한다.

쌍용차는 두 달의 시간 동안 정상적 영업을 진행하면서 대주주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미국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에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거나 채권단과 구조조정을 합의하는 것 등을 통해 회생절차를 취하할 계획을 세웠다.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 기간 안에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협의를 마치지 못하면 보류 결정이 연장될 수도 있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에서 자율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한 의약품 전문회사인 폴루스바이오팜은 회생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7개월 동안 연기하기도 했다.

다만 쌍용차는 협력사에게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면서 정상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쌍용차는 29일부터 평택 공장을 정상운영할 방침을 세웠지만 납품을 거부했던 5개 협력사 가운데 여전히 3곳의 부품회사가 납품 재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 등 2곳의 협력사는 29일부터 쌍용차에 부품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 LG하우시스, 보그워너오창, 콘티넨탈오토모티브 등 5개 협력사에서 납품을 거부해 24일과 28일 이틀 동안 평택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쌍용차는 이틀 동안 생산을 중단하면서 1300대의 생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납품을 거부한 협력사들은 기업회생개시 신청으로 쌍용차의 지급 능력에 의구심을 품어 이미 납품한 부품과 관련해서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