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갤럭시버즈플러스가 동전형 배터리의 첨병 되기를 바라다

▲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플러스. <삼성전자>

삼성SDI가 삼성전자의 신형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플러스의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코인셀 배터리로 무선이어폰시장을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버즈플러스가 삼성SDI의 무선이어폰 배터리 공략에서 첨병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새로 출시한 신형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플러스에 삼성SDI의 동전형(코인셀) 배터리가 탑재됐다. 

기존 갤럭시버즈는 독일 바르타 배터리를 사용했는데 갤럭시버즈플러스는 삼성SDI 배터리로 공급사를 바꿨다. 갤럭시버즈플러스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한 첫 번째 무선이어폰이 됐다.

삼성SDI는 1월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무선이어폰 배터리시장 진출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갤럭시버즈플러스가 그 출발점인 만큼 성과에 삼성SDI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삼성SDI는 “무선이어폰 배터리 수요는 2019년 3억 개에서 2025년 12억 개로 연평균 26% 이상 고성장할 것”이라며 “에너지밀도가 높은 코인셀이 주류가 될 것으로 보고 중점 개발해 올해부터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경쟁사인 LG화학이 원통형(핀셀)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반면 삼성SDI는 코인셀을 주력으로 삼기로 한 것이 특징이다. 향후 시장 성장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무선이어폰 배터리시장에서 핀셀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8%, 코인셀은 25%였으나 2020년에는 핀셀이 18%, 코인셀이 57%로 전세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에어팟2까지 핀셀을 사용해 왔으나 2019년 새로 출시한 에어팟프로는 코인셀로 배터리를 바꿨다. 이에 따라 LG화학도 코인셀 배터리 개발과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코인셀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SDI는 갤럭시버즈플러스가 흥행에 성공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갤럭시버즈플러스는 제품의 장점으로 강력한 배터리 성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갤럭시버즈플러스를 향한 시장의 반응은 자연스럽게 삼성SDI 코인셀 배터리의 평가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버즈플러스는 배터리 용량이 85㎃h로 전작(58㎃h)보다 커졌고 음악재생시간(11시간)과 통화시간(7.5시간)도 늘어났다. 3분 충전으로 60분간 재생할 수 있는 등 급속충전 성능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버즈플러스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무선이어폰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기기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갤럭시버즈플러스 iOS용 애플리케이션(앱)도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를 넘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도 호응을 얻어낸다면 삼성SDI 코인셀 배터리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갤럭시버즈플러스는 애플 에어팟프로에 있는 소음차단(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삼성SDI 코인셀 배터리의 조기 시장 안착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갤럭시버즈는 2019년 800만 대가 판매돼 세계 무선이어폰시장의 6.9%를 차지했다. 1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9%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에 올랐으나 애플 에어팟(70%)과 격차는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