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 겸 권역외상센터장이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지만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놓고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21일 아주대학교병원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 겸 권역외상센터장이 2월부터는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당분간 센터장 공백으로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국종 외상센터장 사퇴, 아주대병원 논란 일단락인가 도화선인가

▲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교수 겸 권역외상센터장.


이 교수는 20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나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하더라”며 평교수로 조용히 지내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러나 이 교수의 센터장 사퇴를 계기로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운영 구조와 관련한 문제에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 교수가 그만두면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부터 운항을 재개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유희석 아주대학교 의료원장은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갈등하고 욕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유 의료원장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 혐의로 18일 고발했다.

이 교수가 센터장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권역외상센터 운영 구조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교수는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의 극심한 인력부족으로 의료진들이 과중한 업무량을 떠안는 점을 가장 문제로 꼽았다.

그는 “내부에서 다들 힘들어해 ‘조금 있으면 복지부에서 지원금이 올 것이다’, ‘사람 충원될 것이니 기다려라’ 하며 간신히 끌어왔는데 내가 사기 친 꼴”이라고 말했다.

권역외상센터 정부 지원금이 부족해 환자가 많아질수록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구조적 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는 한 해 정부 지원금을 60억~70억 원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 100개에만 한정해서 정부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에 환자가 많아질수록 권역외상센터 적자는 확대되는 것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와 아주대학교병원 사이 갈등은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 상대방을 돌봐주지 않아 발생하게 된 것 같다”며 “이 교수 주장에 따라 아주대학교병원의 의료비 부당사용을 조사했지만 법과 제도에 어긋나는 점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병원 관계자는 “아직 이 교수가 사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교수 사퇴와 관련해 권역외상센터 운영계획을 별도로 세운 것은 없다”며 “아주대학교의 공식의견을 발표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 달 동안 명예 중령으로 해군 해상훈련에 참여한 뒤 15일 귀국했다. 2월1일 다시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에 출근하기로 돼 있지만 18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센터장 사퇴의사를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