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는 데 걸림돌이 생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휘말리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발행어음 인가 못 받을까 근심

▲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5일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조성과 관련해 조만간 검찰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인 ‘플루토-TF 1호’ 구성에 신한금융투자가 단순히 대출을 내준 데 이어 ‘기획’까지 깊숙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본부는 2017년부터 라임자산운용과 무역금융펀드 설계와 운용 과정에서 펀드 기준가와 수익률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금융당국에게 받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해당 무역금융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예상한 뒤에도 여전히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 역시 책임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발행어음 인가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발행어음사업은 증권사가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해 판매할 수 있어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종합투자금융사업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는 2019년 7월 신한금융지주로부터 6600억 원의 자본을 수혈받고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발행어음사업 인가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은 증권사만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력이 생긴다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는 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설사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받는 데 성공한다 해도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KB증권은 2017년 7월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옛 현대증권 시절 자전거래로 영업정지를 받은 점이 문제가 돼 자진 철회했다가 지난해 5월에서야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았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으며 수사 대상이 돼 수년째 발행어음사업 인가가 잠정 보류돼 있다.

신한금융투자로서는 발행어음사업 인가가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는 데 속이 탈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사업은 투자금융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기 위한 ‘실탄’ 역할을 하는 만큼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수혈한 자기자본으로 투자금융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하루빨리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발행어음시장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에 이어 KB증권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신한금융투자가 발행어음시장에 진출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