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전주시장이 추진해온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사업 ‘시민의 숲 1963’이 2020년부터 본격화한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의 반대가 여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수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본격화, 소상공인 반발은 계속 부담

▲ 2일 김승수 전주시장(앞줄)이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재생 현장을 찾아 ‘시민의 숲 1963’ 사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하면서 관계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시>


전주시에 따르면 김승수 전주시장은 2020년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개발해 시민공간으로 만드는 '시민의 숲 1963'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새해 첫 업무로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현장을 찾았다. 아예 시무식을 부지 재생의 ‘시민의 숲 1963’사업 현장점검으로 대신했다.   

전주시는 2019년 1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 재생 기본구상 수립의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전주시는 도입시설과 운영계획, 건축 가이드라인, 공간배치, 교통·조경, 수요예측 등을 종합해 검토한 뒤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준공 목표는 2023년이다.

김 시장은 "50년 넘게 도민들의 기억이 축적된 종합경기장이 이제 생태와 예술의 가치를 담아 본격적 문화 재생을 시작한다"며 "1963년 도민들의 성금으로 시작된 그 진심을 모아 시민의 숲 1963사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주종합경기장은 1963년 전북도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된 이후 4번의 전국체육대회와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많은 행사를 치르며 전주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장소다. 

'시민의 숲 1963'사업은 체육시설로서 수명이 다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시민들을 위한 숲과 컨벤션센터로 탈바꿈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사업이다.

김 시장은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1963년 시민성금으로 마련한 땅을 매각하지 않을 것 △시민들의 기억이 쌓인 종합경기장을 활용해 재생할 것 △판매시설을 최소화해 지역 상권을 지킬 것 등 ‘3대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김 시장이 내놓은 '시민의 숲 1963 추진계획'에 따르면 전주시는 매각대신 대여방식을 채택해 전주시민에게 의미가 깊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 도시숲을 확보하고 전주의 숙원사업인 컨벤션센터도 지어 재생사업을 통해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약속도 지킬수 있게 됐다.

다만 부지 일부에 백화점과 호텔이 들어서게 됐는데 이 부분을 놓고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주시 시민의숲 1963 추진단 관계자는 “전주시는 시민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판매시설을 최소화 했다”며 “지역상권에 해를 입힐 수 있는 대형쇼핑몰은 백지화했고 판매시설 면적도 기존 6만4천㎡에서 절반 이하인 2만3천㎡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인들 의견은 다르다. 시민단체들은 백화점 하나만으로도 지역상권에 악영향을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중소상인연합회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에 대형백화점이 들어서면 전주시내 2천 개 점포가 문을 닫고 7천 명이 실직할 것"이라며 "전주시는 지역상권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김 시장이 전주시 상인들을 달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시는 2005년 전북도 소유인 전주종합경기장을 무상으로 넘겨받는 대신 10년 안에 종합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시 외곽에 지어 전북도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전주시는 열악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기부 대 양여사업을 추진했다.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용지의 절반을 내어주고 롯데홈쇼핑은 전주시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건립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시장이 새로 취임한 2014년부터 대기업의 쇼핑몰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 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전임 시장이 계획해둔 사업을 유보하고 롯데홈쇼핑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전주시는 자체 재원으로 시민공원을 짓고 컨벤션센터도 건립한다는 새로운 계획을 도입하려고 했지만 2017년 전북도로부터 ‘전주종합경기장을 양도받는 대신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다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조건에 따라 종합경기장을 환수하겠다’는 내용의 압박을 받아 처음의 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김승수 시장이 "대기업과 협약을 백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2019년 4월 부지를 매각하지 않으면서 상업시설도 대폭 줄이는 '시민의 숲 1963' 계획을 내놓고 시민단체, 시의회 등과 의견을 조율해 왔다. 시민의 숲 1963사업은 7월 관련 용역예산이 전주시의회를 통과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