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조 단위 '대어급' 기업공개를 앞둔 곳이 많아 증권사들의 주관실적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현대카드, 위더스제약,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 기업공개(IPO)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데 2년 연속 기업공개 주관실적 1위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NH투자증권, SK바이오팜 시작으로 올해도 상장주관 1위 이어갈까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주관하는 SK바이오팜의 상장절차가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증권신고서 제출과 수요예측, 청약 등 남은 절차는 대략 두 달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12월3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기업가치가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평가되는 데다 공모 규모도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의 기업공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면 2020년에도 기업공개 주관 실적 1위에 오르는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현대오토에버(1684억 원), SNK(1696억 원), 드림텍(590억 원), 아톤(308억 원) 등 14개 업체의 상장을 주관해 공모금액 1조675억 원으로 기업공개 주관 실적 1위에 올랐다. 

공모금액 7천77억 원으로 2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을 큰 폭으로 따돌린 것은 물론 2017년 1위에서 2018년 5위로 내려오며 구겨졌던 자존심도 회복한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취득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만 대략 5조5천억 원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6조~8조 원 규모로 기대된다”며 “공모금액 규모만 대략 1조 원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공모 규모가 1조에 달하는 기업공개가 없었던 만큼 SK바이오팜은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실적을 좌우할 대규모 기업공개로 꼽혀왔다.

현대카드 또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아 2020년 NH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주관 실적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카드는 시장의 기업가치 평가에 따라 상장을 연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놓기도 한 만큼 현대카드의 기업공개가 2021년으로 미뤄지는 등 변수는 남아있다. 

현대카드는 2019년 동남아시아지역 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해외진출 성과가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업공개 시점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 현대카드 등의 상장 절차가 2020년에 완료된다면 NH투자증권이 기업공개 주관 실적 1위를 지키는 데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밖에도 올해 카카오뱅크, CJ헬스케어, 태광실업, 호텔롯데 등 대규모 기업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주관사가 정해지 않았고 CJ헬스케어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태광실업은 한국투자증권, 호텔롯데는 미래에셋대우와 BOA메릴린치, 시티글로벌마켓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놓고 있다.

이 기업들 역시 기업가치가 높고 공모금액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공개 진행상황에 따라 NH투자증권이 주관실적 1위를 안심하기엔 이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공모금액이 예상되는 기업공개를 여럿 앞두고 있다”며  “2020년에는 연간 10조 원 이상의 기업공개 공모 규모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