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들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힘있는 목소리를 내며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업무강도도 높고 보수도 그만큼 좋다.
 
금융지주 회장과 사장단 선임권한 쥔 사외이사, 그들은 누구인가

▲ 29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금융권에 몸담았거나 금융을 전공한 교수가 많았다.


어떤 사람들이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될까.

29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금융권에 몸담았거나 금융을 전공한 교수가 많았다.

KB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2명이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유석렬 사외이사는 삼성캐피탈과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거친 삼성맨이자 금융맨이다.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 역시 메트라이프생명보험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금융권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이 밖에 박재하 사외이사는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 등을 두루 거친 연구원 출신이다. 선우석호 사외이사는 현직 교수로 학계에 몸담고 있으며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명희 사외이사는 씨티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을 지내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다. 정구환 사외이사는 변호사로 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5명 가운데 정찬형 사외이사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노성태 사외이사는 한국은행 등을 거친 연구원 출신이며 박상용 사외이사는 교수 출신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놓고 모범적 사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지난해 4명의 사외이사가 새롭게 합류하며 구성원이 한층 다양해졌다.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 대표다.

기존에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재일교포 측 인물이나 교수 등을 중심으로 꾸려진 것과 달리 관료 출신 사외이사와 글로벌 투자금융 전문가가 합류하면서 무게감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 해 전부터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금융권 사외이사로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경제관료 출신이나 금융 관련 연구원 출신도 많아졌다. 법조계 출신도 있지만 일반기업과 비교하면 비중이 낮은 편이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인력 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업무상 관계가 없어야 하고 전문성도 갖춰야 한다는 요건과 맞아야 하는 탓이다.

특히 인사권을 쥐고 있어 더욱 까다롭게 살펴야 하는데 업계 특성상 전문성 역시 중요하게 평가한다. 그러다 보면 금융권에서 찾게 되고 금융권 안에서 찾으면 업무상 관계가 없는 사람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게 된다.

실제 금융권 사외이사는 유독 회전문 인사 혹은 재선임이 많은데 그만큼 사외이사를 할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한 곳에 오래 몸담으면 그만큼 해당 회사와 관련한 업무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독립성이 떨어지고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해 3분기까지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반대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