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12월에 셔틀탱커(왕복 전담 원유운반선)와 모잠비크 프로젝트용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를 노린다.

이 물량들을 따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달성한 조선사로 한 해를 마감하게 된다.
 
삼성중공업 수주목표 달성 보인다, 셔틀탱커와 LNG운반선 수주 총력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해운사 AET가 발주할 셔틀탱커 3척의 수주전에 삼성중공업이 참전한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쉘(Shell)이 AET를 셔틀탱커 3척의 소유 해운사로 낙점하고 선박을 건조할 조선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발주규모는 2억4500만 달러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기준으로 2019년 들어 71억 달러치 선박을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91%를 채웠다.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셔틀탱커를 수주하면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셔틀탱커 수주시장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보이고 있어 수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조선해운 정보기관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2010년 이후 글로벌에서 발주된 셔틀탱커 54척 가운데 37척을 수주했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5월과 9월 AET로부터 각각 4척과 1척씩 셔틀탱커를 수주하는 등 발주처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ET의 셔틀탱커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이 발주할 모잠비크 1구역 프로젝트(Area1 Project)의 LNG운반선 수주를 확정 짓기 위해서도 연말 영업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선박 발주는 선박 수요자가 발주처인 해운사를 찾은 뒤 해운사를 통해 조선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나 이 발주는 수요자 토탈이 조선사를 선정한 뒤 조선사와 컨소시엄을 이룰 해운사를 찾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앞서 11월 토탈은 LNG운반선 16척을 8척씩 나눠 건조할 조선사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선정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LNG운반선 1척의 건조가격은 1억8600만 달러였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토탈의 LNG운반선 8척은 발주 규모가 15억 달러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이 토탈과 함께 올해 남은 기간 안에 선박의 실소유자가 될 해운사를 물색할 수 있다면 셔틀탱커 수주와 상관없이 올해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게 된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한 수주목표 달성 조선사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현대중공업의 2019년 수주목표 달성률은 11월 기준으로 51.1%,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기준으로 73%에 그친다.

올해 조선업계 최대의 관심사였던 40~100척의 카타르 LNG운반선이 발주처의 가스전 개발계획 확대로 발주가 미뤄진 상황에서 두 조선사의 부족분을 단번에 채워줄 발주건수는 더 이상 없다.

바꿔 말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최대 규모인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 없이도 목표에 근접한 수주잔고를 쌓아올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올리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2019년 들어 글로벌에서 발주된 선박은 모두 200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수주실적인 63억 달러보다 많은 71억 달러치 수주를 이미 확보하고 목표 달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가 끝나기 전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수주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