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ENM 각자대표이사가 CJ그룹 연말인사를 앞두고 수습할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안준영 CJENM PD가 ‘프로듀스X101’ 생방송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한 데다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유흥업소에서 접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엠넷 신뢰도 급락, 허민회 CJENM 미디어사업 타격막기 발등에 불

허민회 CJENM 각자대표이사.


CJENM은 방송부문뿐 아니라 음악부문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엠넷의 투표조작사건은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엠넷은 CJENM 산하 음악채널이다.

경찰은 엠넷 제작진을 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CJENM 본사에서 투표조작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성난 팬들의 화살은 허 대표와 CJENM을 겨낭하고 있다. 

한 팬 집단은 성명서를 내고 “CJENM이 문화기업으로서 마지막 양심이 존재한다면 허민회 대표가 국민들 앞에 직접 고개 숙여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꾸린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도 “CJENM은 더이상 제작진 뒤에 숨지 말고 국민 프로듀서 앞에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사건과 관련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CJENM은 사건과 거리를 두고 있다.

허 대표는 이날 열린 CJENM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러스콜에서 “심려를 끼쳐 유감이며 사과드린다”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가 파악한 구체적 상황이나 대응책을 묻고자 기자가 연락을 시도했으나 허 대표는 “홍보담당 임원과 통화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의혹이 사실에 가까워지면서 CJENM은 방송부문뿐 아니라 음악부문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프로듀스48’로 만들어진 여성 아이돌그룹 ‘아이즈원’은 11일 예정돼 있던 활동재개 발표회를 이날 취소했다.

아이즈원은 일본인 구성원 3명을 포함하면서 한국보다도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본 포털 야후에서도 투표조작 관련 기사가 뉴스 상위권에 올랐다.

팬들은 ‘엑스원’과 아이즈원을 해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체하는 것이 오히려 구성원들에게 피해가 적게 돌아갈 것이라고 바라본다.

그러나 허 대표는 “아이즈원과 엑스원 활동은 지켜봐야 할 듯하다”며 “음악부문 수익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JENM은 그동안 엠넷과 연계하며 음악사업과 매니지먼트사업에 힘을 실어왔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도 CJENM이 내세울 주요 콘텐츠로 엑스원의 음반과 아이즈원의 음원, 아이즈원의 일본 공연 등을 꼽았다.

4분기에 엑스원과 아이즈원, 다비치 등 자체 아티스트 음반을 발매하고 공연을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도 엠넷은 새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0대 지원자를 받아 2020년 상반기 ‘십대가수’를 방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방송업계에서는 신뢰도를 끌어올릴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CJENM 관계자는 “프로듀스X101 투표조작 의혹이 나온 뒤에 방영한 ‘쇼미더머니8’이나 ‘퀸덤’ 등은 참관인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