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최대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임까지 넘어야 할 산은 높아보인다.

김 회장의 임기 만료 전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새 농협중앙회장의 뜻에 따라 연임 여부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실적은 합격, 농협회장 교체로 연임 장담 못해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11일,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28일까지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광수 회장은 임기 2년 차에도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최대실적을 거두며 NH농협금융지주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1조2189억 원의 거두며 신기록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41.8%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1조3937억 원을 올려 이미 지난해 순이익을 넘어서며 최대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험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실적은 김 회장의 내년 상반기 연임 여부에도 버팀목이 돼줄 수 있다. 

김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의 미래가 걸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10월 말 ‘사람 중심의 디지털 농협금융’을 비전을 선포하고 고객경험 혁신, 업무 과정 디지털화, 디지털 신사업 진출, 실행 중심 인프라 구축 등 4대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3년 동안 1조2천억 원을 투자하고 디지털 전문인력 2300명을 키우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내놨다.

올해 4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세우며 NH농협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놓은 만큼 김 회장의 3개년 계획이 더해지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4월28일 끝나는데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처럼 임기 2년을 마치고 1년 더 연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성과에 힘입은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의 연임 여부가 실적이나 디지털 전환 등의 성과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내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후 새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에 따라 김 회장의 운명도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에서는 독립된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임원 추천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장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사내이사에도 농협중앙회 출신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현재 NH농협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는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기연, 박해식 사외이사,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 최창수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이사를, 최 부사장은 농협중앙회 비서실장을 거쳤다.

김광수 회장이 2018년 4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을 때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NH농협금융지주는 회장 임기 만료 40일 전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한다. 임원추천위원회에 포함된 5명 모두 내년 3월31일 전에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추천 절차를 진행할 임원추천위원회 역시 구성이 바뀔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