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퇴직연금시장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 비해 수익률은 은행이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한 편이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여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수익률 차별화로 퇴직연금시장 확대 꾀해

▲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로고.


30일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해 고객의 수익률을 높여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수료를 0.1%포인트 인하해 고객의 비용부담을 줄이고 수익률도 높이려고 하고 있다”며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우수상품 공급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수수료를 낮추면 운용사로서 수익이 당장 줄어들 수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은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 외에도 고객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체투자 및 구조화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월, 분기 단위로 적립금 모니터링 및 리밸런싱(자산배분)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 제공하기로 했다. 

9월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자산은 11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자산 규모는 전체사업자 가운데 7위에 올랐고 증권업계에서는 1위다. 

이 가운데 확정급여형(DB) 적립금이 10조8564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현대차 등 계열사 자금이 88.31%에 이른다. 계열사 자금비중은 지난해 말보다 0.63%포인트 올랐다.

현대차증권으로서는 장기적으로 계열사 거래에만 의존하기보다 다양한 기업고객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는 셈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자동화 수익률시스템 등을 갖추면서 퇴직연금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업계 최저수준의 수수료체계(0.2~0.4%)를 도입했으며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상품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고금리 매칭시스템’을 개발해 12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정기예금의 만기가 되면 자동으로 최고금리 상품을 매수하는 시스템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을 시작해 18억 원의 자금을 새롭게 유치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회사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시장선점에 공을 들이는 것은 퇴직연금이 증권사들에게 안정적인 데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입자는 한번 가입하면 평균 20~30년 동안 매달 회사에 퇴직연금을 납부하고 판매사는 연간 0.4~0.6%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다. 고객을 한번 유치하면 오랜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은행이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낮아 고객을 유지하고 확대하려면 수익률을 높여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증권회사는 은행과는 다르게 공격적 운용전략을 취할 수 있는 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  

증권회사가 운용하는 퇴직연금 가운데 확정기여형(DC)상품 비중은 18.7%에 이를 정도로 높다. 반면 은행과 보험회사 등 다른 사업자들의 확정기여형 비중은 1.2%~9.4% 수준으로 그만큼 소극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확정기여형은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168조4천억 원)과 비교해 21조6천억 원(12.8%) 늘었다.

규모는 늘었지만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1.01%로 집계돼 2017년(1.88%)과 비교해 0.8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1.99%)보다 낮은 수준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양적으로 커짐에도 불구하고 소극적 자산운용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퇴직연금시장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10인 이상 30인 이하 사업장도 퇴직연금 의무가입 대상에 포함된다. 2022년부터는 10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연금을 의무로 가입해야 한다.  

운용전략에 따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판이 커지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시장에 뛰어드는 증권회사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회사의 비중은 2016년 18.1%에서 2017년 19.1%, 2018년 19.3%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퇴직연금시장의 비중을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은행(50.7%)이 가장 높고 생명보험(22.7%), 금융투자(19.3%), 손해보험(6.1%), 근로복지공단(1.2%) 순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